[15호] [목소리들] 시국이 무엇이길래! (2016.10.21. ~ 2016.12.31.)
정리 : 난다(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청소년운동 단체들이 발표한 성명, 논평, 기자회견문 등의 입장을 모아서 전합니다. 활동가들이 언론에 발표한 글 등도 전합니다. 일일이 모든 단체들을 찾아보지 못하는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청소년운동 메일링으로 온 소식, 제 눈에 띈 것들을 위주로 정리하겠습니다. 혹시 추가되길 바라는 게 있으면 알려주시면 언제든 반영하겠습니다. (꾸벅)
[1차 청소년 시국선언문] 박근혜가 망친 민주주의, 청소년이 살리자! (2016.10.29.)
[호소문] 동지들에게 바라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존중입니다 (2016.11.03.)
(사진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호소문]
동지들에게 바라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존중입니다
청소년들은 오랜 옛날부터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운동의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거나, 배제에 부딪히거나,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현실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시민 참여가 확대되고 촛불집회 등의 다양한 사회운동 형식이 등장하면서, 그리고 요즘 몇 년 사이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하여 여러 민주주의 후퇴와 국가폭력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 많은 청소년들이 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청소년운동이 조직화되면서, 그동안 청소년들이 운동사회에서 겪었던 차별과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트고 종종 문제제기와 충돌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국가폭력에 희생된 고(故) 백남기 님의 장례식장에서도 청소년들이 흡연을 계기로 하대와 언어폭력 등을 겪은 사례가 공론화되고 논란을 낳았던 바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운동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배제 등의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편, 우리가 우리들이 각각의 운동의 현장에서 만나는 동지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할 원칙을 제시하고, 함께할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더 평등한 운동, 청소년들도 같이할 수 있는 운동을 위해서, 청소년들이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에게 차별받고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청소년인권이 더 확대되는 사회를 위해서, 이러한 문제들은 문제로 인정받아야 하며 운동의 주체들은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1. 청소년들은 나이가 적거나,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반말을 당하거나 하대 또는 모욕적인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함부로 일방적인 친밀감을 표하는 것도 관계에 대한 청소년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아랫사람’이 아니며 심부름을 시키거나 명령을 할 대상도 아닙니다. 청소년도 평등한 운동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2. 청소년들은 청소년이라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활동에 제한을 당하거나, 보호·선도를 명분으로 한 폭력·위협에 노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은 일방적으로 보호받는 대상이 아닙니다. 평등한 인간 사이에는 무례한 훈계가 아닌 조심성 있는 대화가 자리해야 합니다. 본인의 의사를 먼저 물어봐야 하며, 그 의견 표명을 존중해야 합니다.
3. 청소년은 부모나 그 밖의 보호자에게 딸려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청소년을 ‘성인’을 따라온 존재나 ‘성인’에게 감독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은 독자적인 인격체이자 운동의 주체로 대우받아야 합니다.
4. 청소년의 운동 참여를 예외적이고 특별한 것처럼 표현하거나 청소년이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를 평가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의 운동은 연습이나 학습이 아닌 그 자체로 의미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운동에 함께하는 청소년들을 예외적이고 특별하게 보는 것은 청소년들이 운동을 해온 역사와 청소년들의 보편적 권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운동을 내려다보듯 ‘칭찬’할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미 청소년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5. 나이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에 따라 청소년들에게 특정한 성격이나 역할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에 해당하는 나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잘하거나, 운동 현장에서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에 대한 사회 통념상의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각각의 개인으로서 운동에 참여하고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6. 청소년들은 사회적으로 여러 억압을 받고 있는 소수자입니다. 청소년들이 처한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청소년을 배제하는 문화나 운동방식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참여와 의견 표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도적·현실적 한계가 있더라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청소년들의 참여를 가능케 하기 위한 방안을 충분히 고민하고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동지들이 이와 같은 원칙들을 곱씹고 운동의 현장은 물론 생활 속에서의 나이주의와 청소년 차별·혐오 등을 성찰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의 인권과 해방을 위한 운동에 대한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를 기대합니다.
또한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면서, 이러한 원칙들을 알리고 뿌리내리게 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6년 11월 3일 학생의 날
단체 (23개)
광주인권지기 활짝, 국제민주연대,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노들장애인야학, 노원지역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 오리알, 인권교육 온다, 인권운동사랑방,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청소년녹색당,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평등한연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가나다 순)
개인 (108명)
강희석, 검은빛, 공현, 괭이눈, 권혁태, 김성호, 김지현, 강슬기, 김정현, 김주환, 김지우, 김지영, 김종환, 김준태, 난다, 날맹, 남궁정, 남승진, 대용, 둠코, 라일락, 루블릿, 루트, 림보, 마혜진, 만나다, 명숙, 메달, 묘랑, 문애린, 미류, 미쁨, 민아영, 밀루, 박경석, 박공식, 박누리, 박소윤, 박승하, 박옥순, 박재현, 박철균, 배경내,
상문, 손보경, 수리야, 스덴, 시치미, 신원, 쓰르, 안미현, 안영선, 양동훈, 양미, 양유진, 에핀로즈, 영원, 오자영, 우완, 우진아, 유제민, 윤가현, 윤상혁, 윤서, 이기풍, 이동준, 이민혜, 이반, 이상용, 이선주, 이세훈, 이수정, 이윤경, 이정훈, 이지륜, 이찬미, 이호연, 쥬리, 정다운, 정동은, 정록, 정성철, 정현순, 조영선, 조현수, 준영, 진냥, 청인, 초코파이, 최민, 최은아, 최은희, 치리, 치이즈, 쿼티, 타랑, 타시야, 하밍, 하승수, 하인호, 한낱, 한명희, 햄, 허은영, 호야, 호연, 홍의표, 훈창 (가나다 순)
※ 아래는 청소년녹색당에서 모은, 고(故) 백남기 님 농성장 내 청소년/여성혐오를 비판하는 데에 연대의 의사를 전해 온 분들의 명단입니다. 청소년녹색당의 뜻에 따라 본 호소문에 함께 첨부합니다.
청소년녹색당, 청년좌파 청주위원회,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이동준, 조은별, 김진아, 김현영, 이광욱, 최강희, 태양, 한송이, 긁적, 난할, 윤소현, 정수지, 한률, 진냥, 평등한연대, 인권교육 오리알, 녹색당, 정재현, 유세은, 하연, 녹갱이, 전동현, 문준혁, 오영선, 조민형, 곽승훈, 김규리, Sarah Hanan, 송민재(바다제비), 김다련, 정민수, 최종민, 가영, 하민자, 하밍, 권세원, 치이즈, 서나연, 아리데, 박현수, 장주성, 최영석, 손혜경, 오렌지, 이예나, 우유니게, 왕클, 쌔미, 강민진, 정현석, 노동당/류아, 김수민, 마카롱, 현소민, 치리, 청보위, 단비, 이세라, 노승혁, 손보경, 설수연, 홍서정, 황인진, 하은, 김가은, 남궁정, 김은정, 청년좌파, 김상진, 오하, 호진, 유림, 최빈, 단한울, 윤성원, 양지혜, 정광채, 김우경, 노현영, 이규민, 공혜원, 강한새, 김려일, 노란초, 서정명,
Agatha Hebe Lee, 박재현, 이슬비, 김준민, 한석호, 손지후, 이문석, 권기응, 김연수,
유선경, 김정은, 정우재, 명지원, 고래, 박성우, 임형택, 김진환, 오세요, 최인경,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김혜린, 나수빈, 임석규, 이창민, 전경진, 박무웅, 김홍미리,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공주대인 연합, 정상문, 라일락, 김진서, 노동당 대구시당, 라브, 김태형, 박태진, 김성준, 홍지숙, 서온, 림보, 썬, 정 은, 여인서, 최인서, 김덕진, 홍순영, 기푸름, 이대희, 임재성, 박민주, 조민, 알록, 백선영, 김현천, 이선미, 정민재, 조행하, 혜경, 이찬영, 두리번, 이성근, 채서윤, 조준기, 박인화, 꺄아아, 정예주, 정상운, 서지영, 문경은, 이기순, 이현민, 이영우, 문희중, 이종우, 김채원, 김산희, 이건주, 조영선, 주승섭, 최혜린, 김용기, 전서윤, 청소년 정의당, 최경아, 강신덕, 김, 배경내,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 호준, 김인석, 홍승희, Roza keun, 이상현, 문기경, 김수진, 고양청소년행동, 김현주, 허훈, 오민우, 긴수염, 김다정, 호야, 유신아, 홍정미,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정영수, 박승현, 최성일 (무순)
[대구 청소년 박하모임 시국선언문] 당신들의 나라에서 우리의 나라로 (2016. 11. 05.)
당신들의 나라에서 우리의 나라로
최소한의 믿음마저 무너졌다. 이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 배우고 생각했던 우리의 상식은 산산히 부서졌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대통령의 권력이 소위 비선실세라는 자들의 손에서 마음껏 휘둘리고 있었다. 사소하게는 대통령의 의상부터 연설문, 외교, 안보, 노동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영향력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넓고 막대했다.
그렇게 휘두른 권력으로 그들이 얻어낸 이익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몇십 조가 되는 돈을 그들의 재산으로 축적하고 각종 특혜를 통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엘리트의 길을 밟았다. 문화?체육계를 마음대로 주물렀고 자신들을 두둔한 자를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재벌에게 돈을 걷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보다 더욱 우리를 분노하게 만든 것은 그 이후 국가의 태도였다. 국가는 국정을 마음대로 주무른 '비선실세'를 엄정히 조사하는 대신 각종 배려와 편의를 베풀었다. 검찰은 피의자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현장 체포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계좌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았다. 수많은 언론 등을 통해 잇달아 밝혀진 그들의 비리가 무색하게, 검찰의 압수수색 결과물은 빈 박스뿐이었다. 재벌들에게는 또 어땠나. 비선실세와 결탁해 각종 이익을 챙겼던 또다른 비선실세인 그들을 국가는 조사하기는커녕 피해자로 보고 보듬기에 급급했다.
이는 우리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을 때, 해고당한 노동자가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굴뚝 위로 올라갔을 때, 자기 삶의 터전을 다수의 행복이라는 미명 하에 빼앗겨 버린 농민이 분신했을 때, 끝없는 입시경쟁에 고통받던 청소년이 저항했을 때 국가는 이런 관용을 베푼 적이 없었다. 우리가 익히 알던, 절규에 벌금으로, 구속으로, 물대포로 답하던 국가의 모습을 이 사건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야 확실히 알았다. 이 나라는 결코 우리를 위한 나라가 아니었다. 이 나라는 강자들에게만 관용을, 아량을, 배려를 베푸는 곳이었다. 이 나라는 강자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고민하며 이해하는 곳이었다. 우리의 절규가 직사하는 물대포에 부딪혀 죽어가는 동안, 국가는 강자들의 말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이 나라를 믿지 않는다. 강자의 곁에만 머무는 이 나라를 우리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약자를 배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짓밟는 이 나라를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거리에 설 것이다. 강자들의 나라, 당신들의 나라를 무너뜨리고자 거리에 우리는 설 것이다. 우리는 외칠 것이다. 박근혜의 나라, 최순실의 나라는 끝났다고 외칠 것이다.
그 자리에 우리의 국가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의 말, 우리의 언어가 기억되는 국가를 짓고자 한다. 노동자의, 장애인의, 여성의, 성소수자의, 청소년의 삶이 지워지지 않는 나라를 선언하고자 한다. 당신들의 국가가 있던 그 자리 위에, 우리의 삶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 나라를 새로이 세우고자 한다.
중고생연대 성명서::
중고생연대는 11월 5일 중고생연대와 중고생혁명 추진위원회와의 연대로 성사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중고생들의 집회'를 두고 일부 세력이 배후세력을 추궁하고 있음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청소년들이 '배후세력'의 지령을 받아야만 행동할 수 있는 미성숙한 존재인가? 청소년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과, 정치성과 비정치성을 판가름하는 기준만큼이나 정치적인 의도를 강하게 담은 잣대가 있던가?
청소년은 작금의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워가고 있기에 기성세대와 다를 바 없고, '미래의 주체'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현재의 주체'이다. 청소년은 과거에도, 지금에도 운동과 사회변화의 주체로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운동의 쇼윈도우를 장식하기 위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있다. 중고생연대는 선출되지 않은 부당한 권력을 상대로 하는 것만이 아닌,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사회의 도그마에도 맞서서 싸울 것이다.
우리에게 배후세력은 없다. 중고생연대는 우리의 저항에 배후세력을 운운하며 집회의 당위성을 훼손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강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2016년 11월 9일
중고생연대 대변인실
[시국성명] 특권이 아닌 모두의 권리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공적인 책임과 권한을 적법하게 부여받지 않은 자신의 측근들에게 권력을 나누어 주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 최순실·정유라 등으로 대표되는 대통령의 측근들은 근거 없는 특권을 누리고 부당한 특혜를 받아 왔다. 박근혜 정부의 각종 결정과 행동들 또한 민주적이고 적법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무책임하고도 불성실한 사유화된 권력에서 유래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 앞에서 모두의 보편적 권리를 말하고, 또 행동하고자 한다.
모두가 누려야 할 교육에 대한 권리
많은 사람들이 정유라가 입시 등에서 특권을 누려 경쟁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점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권력 남용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처단하고 경쟁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경쟁과 차별을 원리로 한 현재의 교육체제는 더 많은 여유와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덜 불법적인 ‘정유라’들이 생겨나는 구조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경쟁이 더 합법적으로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거나 우리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유라가 누렸다는 특권 중 일부는, 사실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이다. 우리는 차별 없이 존중받으며 우리가 원하는 교육에 참여할 권리를 누려야 한다. 정유라 뿐 아니라 누구나 원한다면 대학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명문’이라는 이름과 등급을 판매하는 곳, 성적을 매기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을 위한 곳이 되어야 한다. 수능 성적이 낮아서, 혹은 돈이 없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는 상황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의 평등한 권리로 보장되기를 요구한다. 노력하면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지탱되는 교육이 아니라, 누구나 행복하게 배우며 존중받는 교육을, 그리고 학생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원한다.
모두가 주권을 행사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청소년을 배제한 ‘성숙한 시민들의 선택’이라던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경시하고 제대로 책임조차 지지 않는 정부를 낳았다. 지금의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이다. 부당한 권력 앞에 침묵하고 소수의견과 약자를 짓밟는 것이 정당화되는 사회에서 권력의 사유화와 비리는 당연하게 발생하는 결과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의 사태를 살아있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선거일에만 시민이 되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상에서부터 사람들이 참여하고 평등하게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모이고 행동하며 만들어가는 진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다시 만들어갈 민주주의에서 청소년을 예외로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수많은 청소년들이 선언을 하고 대자보를 붙이고 거리에서 발언을 하고 시위를 하며 정권의 잘못과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처벌과 위협으로 대처하는 이들,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내보이며 청소년들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이야말로 처벌받고 제재당해야 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들이다. 특히 국가와 교육당국은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참정권 침해를 멈춰야 한다.
청소년의 정치적 행동은 지금이 예외적인 ‘시국’이기에 인정되는 것으로는 모자라다. 청소년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언제든지, 무엇에 대해서든지 생각하고 말하고 모이고 행동하고 참여할 권리가 있다. 현행법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을 청소년에게서 박탈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청소년은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행동하며 사회를 개혁하는 시민으로 살아 왔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살아난다. 지금 청소년들의 행동은 살아있는 진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삶의 표현이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우리는 모두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우리의 힘으로 일구어낼 것이다.
2016.11.12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폭로된 직후 단체 및 개인별로 시국선언이나 대자보 등이 쏟아져나오고, 전국 각지에는 수많은 인파가 거리를 마비시킬 정도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수많은 제도적 억압을 받아온 당사자로서 침묵을 깨고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
그동안 우리는 청소년이라는 이유 하나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 당하며 살아왔고 이것은 박근혜 정권에서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 되었다. 우리는 일제고사와 고입, 수능, 대입, 그리고 수없이 많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 땅의 청소년들은 각자의 꿈은 무시된 채 인간적인 삶도 영위하지 못하며 하루 평균 5.8시간 수면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다. 박근혜 정권은 한 술 더 떠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이 저지른 인권유린을 은폐한 ‘한국사 국정 교과서’의 추진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역사를 왜 배우려 하는가? 그것은 과거의 인권유린과 실패 사례를 배우고 두 번 다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지, 지난 날의 과오를 잊어버리고 누군가를 우상화 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러한 교육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국정교과서가 나온 이후에는 ‘성교육 표준안’이라는 것까지 발표되었다. 박근혜 정권은 성평등한 교육을 위해 제정되었다고 했지만, 그 속내는 대단히 폭력적이고 성차별적이다. 성폭력이 피해자의 옷차림이나 행동의 문제라고 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성교육일까? 또한 세상에는 이성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있다. 또한 누군가는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일 것이다. 이를 모두 묵살 하는 게 누구를 위한 성교육이고, 무엇을 위한 성교육인가? 우리는 소수자를 배제하고 혐오하는 성교육을 받아들일 수 없다.
여지껏 많은 청소년들이 역사적 현장에서 함께 싸워 왔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정치적 주체로서 선언한다. 그 어떤 탄압에도 우리의 목소리를 지울 수는 없다. 우리는 이러한 탄압에 당당하게 맞설 것임을 선언하며 이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박근혜는 사퇴하고, 온당한 법의 심판을 받아라.
하나. 일제고사를 비롯한 입시경쟁체제를 철폐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
하나. 성차별을 조장하는 성교육 표준안과 역사 속 인권 유린을 은폐하는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즉시 폐기하라.
하나. 청소년을 주체적이고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고, 선거권과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라.
2016년 11월 13일, 박근혜 하야를 위한 부산 청소년 시국선언 추진모임 일동
아래는 부산에 거주 또는 생활 중인 청소년 연명자 104인의 명단입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가을길, 신형목, 이승엽, 이유, 이경준, 보름달, 날개, 조행하, 정찬희, 박민성, 김승혁, 안다훈, 박동현 , 윤혜찬, 조광래, 이선우, 하영빈, 민민민민민민민민민뀨, 곰군, 앵무, 승연, 유진, 정영철, KMJ, 꽃돼지, 정자영, 비스트짱, SF9👍, 이세라, 우시기, 순시려, 전민규, 4반여신, 이민경, 다다, kisses, 홍시, 라연, 박지민, 라임, 강두현, 신야, 이정현, 강대현, 신코,
빈지노, 임민혁, 전정훈, 김미주, 최민규, 금다빈, 남윤경, 남윤경, 파랑새, 이유진, 이주연, 윤보영, 문성훈, 이윤주, 박솔, 김민준, 신하늘, 고민정, 이현수, 차현지, 박승준, 김민경, 황채린, 정효은, 윤류림, 최재원, 박서희, 유민족, 이동엽,
이우현, 박호근, 황현서, 박현준, 손창민, 이우현, 지창욱여친, 빈운빈, 권기봉, 권기봉, 류챠으, 명진중, dbwls1701, CGoChang, 정경호, 장민서, 배석준, 정원정, 프리티걸, 유진, 심규현, 하람, 권나윤, 염정호, 윤지운, 이영석, boomin126, 오치웅, 황인영, 교양
아래는 부산 청소년 시국선언에 동참해주신 부산 이외 거주 중이거나 비청소년인 연명자의 명단입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지호, 양지송, 이환희, 김세빈, RayDrakal, 조수아, 김진서, 정재완, 장혜민, 박정인, 황채연, 배선교, 안새아, Jay
닭도리, 증으니 , 수빈, 김예진, SHJ, 희주, 김서영
청인, 홍상현, 트와이스티티많이들어주세요, 하승우, 이민주, 이다혜, 박준우, 김민수(삼성지회·반빈곤센타),
닉네임, 함이로
-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 "내가 최초의 청소년 대통령이 된다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소년 대통령’ 대국민 담화문
국민 여러분. 저는 혼란스러운 이 시국에 청소년들이 바라는 세상과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고자 아주 특별한 이름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청소년 대통령’. 제 나이로는 대통령 당선은커녕 후보 등록조차 할 수 없다는 거, 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지금 뭣이 중한가요. 저기 보이는 청와대 지붕 아래 아직도 대통령 행세를 하고 계신 분도 어차피 진짜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 청와대에 계신 분과 저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분은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밖에 못 빌리시겠지만, 저는 이 땅 청소년들의 이름을 빌려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껏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왔던 우리 청소년들이 누군가에 의해 대변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세상을 요구하기 위해, 청소년이 단지 유권자를 넘어 교육감도 되고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기 위해, 청소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은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과 다르지 않음을 말하기 위해 ‘청소년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어른들은 흔히들 말해 왔습니다. 어린애들이 정치에 대해 뭘 알겠느냐고. 학교에서 얌전히 공부하고 있으면 우리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해줄 거라고. 그래왔던 어른들이 지금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민주주의를 물려주게 돼서 미안하다고. 묻겠습니다.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10여 년의 보수정권 아래서 어른들의 살림살이만, 어른들의 민주주의만 엉망이 되었을 것 같습니까? 이 헬조선에서 언제 벼랑 끝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어른들만의 것입니까? 타고난 수저 색깔과 상관없이 입시와 취업에서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고 있습니까? 어떤 일터에서든 차별과 착취 없이 정당한 제 몫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나요? 우리 사회에 상식과 정의라고 할 만한 게 남아있기는 한가요? 지금의 ‘노(No) 답’ 상황은 바로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껏 겪어왔고, 앞으로도 겪을 절망적 현실입니다.
며칠 전 수능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찾아온다던 더 나은 미래는 어디로 가버렸나요? 지금의 입시제도는 세상의 모든 ‘정유라들’이 부모의 금수저를 물려받는 걸 정당화하는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요? 우리는 마치 영화 줄거리조차 모른 채 동원된 엑스트라가 된 기분입니다. 대학 가려면 인간이길 포기하래서 공부하는 기계려니 죽은 듯이 살았는데, 그동안 찍고 있었던 영화가 ‘내부자들’이라니요! 뭘 자꾸 바꾼다고 교육정책에 손댈 때마다 우리를 쪼는 강도는 심해져 왔습니다. 더 치열해지기도 불가능해보였던 입시가 매해 더 빡세지는 기적(?)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나라 꼴도 엉망이고, 청소년들의 미래도 엉망진창입니다. 이러려고 내가 태어났나, 이러려고 내가 미성숙한 시민 취급 받으며 투표도 못한 채 살아왔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땅 청소년들과 함께 그저 주저앉아 있지는 않으려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다고 해도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최초의 청소년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청소년들은 학대 수준의 가혹한 학습노동과 획일적 입시교육으로부터 해방을 꿈꾸고 있었으며, 누구에게나 존엄한 삶의 기본이 보장되는 세상을 열망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만하면 됐다던 세월호의 진실 찾기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잊지 않고 시대적 과제로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툭 하면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드라마 주인공처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들을 너무 쉽게 잊어왔던, ‘현실은 원래 그런 거야’라며 체념하고 외면했던 어른들과는 달리 말입니다. 그밖에도 학생인권 보장, 비정규직 없는 세상, 위안부 협상 무효, 차별 없는 세상과 같은 강렬한 열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요구들이야말로 바로 이 땅에 민주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는 ‘청소년 대통령’으로서,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청소년들이 제시해준 나침반을 따라 청소년들이 바라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힘쓰겠노라 약속드립니다.
가짜 대통령도 물러나고, 가짜 민주주의도 물러나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이런 나라를 물려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바꿔주길 무기력하게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직접 바꾸겠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참 기특하네’라는 위계적인 평가에도 갇히고 싶지 않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청소년들도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원합니다. 이와 같은 사회는 청소년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보장될 때 더 성큼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우리에게 선거권, 피선거권이 보장되었다면 나라 꼴이 이 모양은 아니었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온 나라가, 청소년을 무시하는 사회가, 무자비한 교육정책이 바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만19세 미만의 참정권을 압살하고 민주주의로부터 청소년을 멀찌감치 떼어놓은 지금 사회를 바꾸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비청소년인 국민 여러분도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시고 지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청소년들에게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전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삶 속에 이미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존재입니다. 여러분이 움직이는 만큼 저는 미래로부터 현재로 성큼 건너와, 여러분의 진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꿈꾸기를 주저하지 맙시다.
2016년 11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청소년 대통령’
[출처] “우리의 민주주의를 꿈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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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신문 2호] 청소년 힘에 눌려 선거연령 낮춘 국회 등교 거부 등 ‘직접행동’에 부랴부랴 선거법 개정 (밀루)
[광장신문 2호 3면]
청소년 힘에 눌려 선거연령 낮춘 국회
등교 거부 등 ‘직접행동’에 부랴부랴 선거법 개정
청소년의 참정권을 일부 보장하는 내용의 선거법 등 개정안이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선거권 및 피선거권 연령제한을 만 16세 이상으로 낮추고, 정당가입 권한은 만 15세부터 부여하는 내용이다. 지난여름 국회ㅏ에 발의된 선거권 등 연령하향 개정안에 비해 더욱 진일보한 내용이다. 참정권을 내놓으라는 청소년들의 대규모 집회와 등교거부 파업이 이어짐에 따라 국회는 서둘러 선거 연령을 낮춘 뒤 관련 법안들을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4.19혁명부터 2016년 박근혜게이트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 속에 함께하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앞장섰던 청소년들은 청소년의 정치참여가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했다.
개정안 통과 직후 청소년과 청소년활동가들은 선거법 등의 개정을 환영하며 전국 각지의 광장으로 나섰다. 이들은 “19대 대통령은 청소년도 뽑는다”, “청소년의 힘으로 입시경쟁폐지 이뤄내자” 등의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전북 전주에서 행진에 참여한 청소년 A(15)씨는 청소년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의 참정권을 박탈한 사회에서 청소년들을 대변하는 정책 역시 시행되기 어려웠다. 또한 청소년은 미성숙하다는 핑계로 여타 기본권을 박탈당했다. 청소년들이 당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청소년 후보를 내는 정당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굴절되지 않은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고 싶다.”
“생활 정치에도 참정권 쟁취할 것”
반면 제도 정치에서의 참정권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청소년활동가 B(16)씨는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외투규제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일 친구 몇 명과 학교 급식실 앞에서 피켓을 들었는데 씨알도 안 먹혔다. ‘어차피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을 계속 들으면서 무기력해졌다. 나에게는 교육감을 뽑을 권리보다도 학교 교칙을 바꾸는 데 참여할 권리가 더 절실하다.”
대구에서 행진을 주최한 청소년활동가 C(31)씨는 이번 법 개정을 넘어서, 청소년도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정권은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권이다. 나이를 포함해 어떤 조건으로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성숙은 나이를 포함한 어떤 정체성으로도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9세기 남성들은 여성들의 성숙도를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남성 가족들이 그들을 대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자의 성숙도를 계량하려 하는 사회가 바로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다. 어떤 사람도 완전히 성숙하지 않다. 나이로 성인과 미성인을 가르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
청소년운동단체와 인권단체들이 합동으로 발표한 환영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 통과로 한국 사회 청소년 참정권 보장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며 “이를 신호탄으로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가 일상에서부터 더욱 편안하고 즐겁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밀루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광장신문 1호] 청소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새 출발점 (공현)
-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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