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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들

[33호] [관점들] 인문학으로 청소년인권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이번 호의 [관점들]에서는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와 교육공동체 나다가 함께 기획, 진행한 '청소년인권활동가로 한걸음 더' 상반기 강좌에 참석한 후기를 담았습니다. 이 교육과정은 2022년 5월 말부터 5회에 걸쳐 토요일마다 진행됐는데요. 나다에서 해 온 청소년 인문학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꿈', '은유', '광고' 등을 주제로 세상과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읽어 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반기에도 정치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기는 어린보라, 투명가방끈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움 활동가가 써 주셨습니다.

 

 

 

 

청소년 활동가로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의 활동에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어서, 반갑게 교육을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청소년들이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활동을 함에 있어서 청소년 활동가들에게 활동의 역량 자원이 잘 분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요구는 하지만, 막상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항상 막막하던 부분이었는데요. 이번 교육을 받고 나니 실무에 대한 교육들도 좋지만 우리가 활동을 어떻게 만들어가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건드리는 교육도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아도, 고민의 지점들을 많이 남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역량 강화를 하려는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커리큘럼을 읽었어요. 인문학 어쩌고 하는 것들이 좀 학교 교육 같다는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한 동아리의 이름도 인문학의 세계인 만큼!) 또 강의 초반에는 줌으로 참여하고, 참여자들끼리 어색하다보니 더욱 좀 삭막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문학에 대한 질문들이 좀 모호하고, 다소 교과서적이라고 느껴지던 부분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2회차 후반 즈음부터는 곱씹을 거리가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생각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 학교에는 질문과 정답 사이에 거리가 없다는 이야기. 실제계, 상징계, 가상계, 메타포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문학과 활동의 연결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인문학으로 사람들과 청소년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요구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기자회견을 하고, 논평, 성명 등으로 입장을 내고, 콘텐츠를 만들고, 선전전, 캠페인을 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수록 학생인권을 보장하라!” “청소년의 삶은 바로 지금!” 같은 명료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스르르 스쳐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 항상 아쉬웠어요. 인문학은 그것에 비해 비교적 긴 시간을 두고 사람들을 붙잡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다가 교육 당시에 이야기했던 이야기 중에 지금을 살지 않는 게 나를 위한걸까?” 하는 질문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당장 그 자리에 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 활동가들에게부터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나다, 활기에서 청소년 활동에 대한 여러 질문과 고민을 나누는 교육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글 : 일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