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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들

2018 청소년인권활동가 길찾기 워크숍 (1) - 우리에게는 어떤 조직이 필요한가?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에서 2018 청소년인권활동가 길찾기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활동가들이 모여 청소년운동 전반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박 3일 간 나눈 이야기들을 세 갈래로 나누어서 싣고자 합니다. 먼저, 현재 청소년운동 조직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번째로,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이 활동가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 주제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계획을 구체화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비폭력트레이너네트워크 망치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구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박 3일 동안 각 단체의 활동을 넘어 청소년인권운동 안에서 활동가들이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2018 청소년인권활동가 길찾기 워크숍 (1) - 우리에게는 어떤 조직이 필요한가?


- 글 : 공현, 쥬리

- 정리 : 치이즈




2018 청소년인권활동가 길찾기 워크숍에서는 총2가지 주제의 토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그중 한 가지가 우리에게는 어떤 조직이 필요한가?’라는 주제였습니다. 기존 조직들은 그간 해온 역할을 공유, 평가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조직은 어떠한 문제의식으로 출발하였는지 공유하며 청소년인권운동 전반의 지형을 살피고 필요한 조직형태와 역할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비청소년인 청소년인권활동가의 역할과 자리, 당사자성, 연구조직 및 미디어조직의 필요성, 대규모 회원조직과 대중조직, 지지하는 전문가조직, 자조조직, 전국조직과 지역조직, 청소년인권단체들의 연합 등에 대한 고민들이 함께 공유되었습니다.

 

청소년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그 중 대학입시거부로삶을바꾸는 투명가방끈’,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를 중심으로 단체의 조직형태와 역할, 목표를 간단히 발제한 후 전체 토론으로 이어갔습니다. 아래는 이 시간에 논의된 내용을 위 네 단체 관련 내용으로 묶어 정리한 것입니다.

 

<대학입시거부로삶을바꾸는 투명가방끈 현황 발표>

 

 


- 투명가방끈은 대학입시거부선언 등을 중심으로 경쟁교육, 학력학벌차별 문제를 바꾸려는 단체다. 대학입시, 교육, 능력주의 등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고 활동하고, 대학입시거부선언 등 이슈파이팅을 한다. 그리고 공동 주거 거부하우스나 여러 회원 모임을 꾸려봤다.

- 대학거부 이후에는 교육 문제보다 노동 문제나 주거 문제나 이후에 겪는 차별 문제 등이 중요해지기에 이런 문제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대학거부자들의 자조조직의 성격으로, 서로 연대하고 서로의 삶을 지원하는 성격을 가지려고 한다. 투명가방끈이 대학입시거부를 선택한 활동가들에게 공동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잘 못 하고 있다.

- 청소년운동인지 교육운동인지 청년운동인지 위치가 애매모호한 점이 있다. 운영회원들 대부분은 청소년인권운동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주변에서 보는 인식은 복합적이다.

 

<대학입시거부로삶을바꾸는 투명가방끈에 관련 토론 내용>


- 투명가방끈의 거부하우스 실험 같은 것이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의, 또는 좀 다르게 사는 청소년들의 자조조직 모델을 상상하게 해주는 것 같다. 이를 본보기로 자조조직을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다. / 현재 투명가방끈이 사회주택만들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 시민운동에서 생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움직임이 있지 않나. 최근에 동행이라던가. 그래서 외부에서도 있는 정보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 그런데 청소년운동만의 특수성이 있지 않나. 대학거부라던가 부모와의 갈등이라던가. 그런 것도 같이 고려해야겠다.

- 투명가방끈이 청소년단체인지, 청년단체인지, 교육단체인지 정체성에 혼동이 왔다고 한 걸 좀 더 설명해달라. / 회원을 모집하면 입시제도에 대해 고민을 가진 청소년/청년보다는... 대학 가지 않은 청년으로서 살아가는 분들이 가입하곤 한다. 그리고 좀 더 청년운동 이런 걸로 넓혀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거나 거부 이후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쪽도 있고, 청소년운동 중에서 회원으로 조직해서 또 다른 청소년운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 나가면 좋겠다는 쪽도 있는 것 같고, 쟁점이 있다.

- 일터에서 학력학벌차별을 경험했을 때 투명가방끈에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그렇게 자조조직과 활동을 하는 게 연결될 수 있는 모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현황 발표>


- 아수나로는 청소년인권운동의 거의 유일한 전국조직이다. 때문에 비수도권 지역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선택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 역사가 10년 넘게 지속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지도와 역사성이 있고, 이는 청소년인권운동의 큰 자산이다.

- 현재 전국조직으로서 보다 든든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조직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회원에게 정기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기존에 활동가 중심으로 운영되던 지역 지부에서 대중 및 회원(지지자)모임을 활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활동가 운영회의와 회원 모임을 분리하여 이중으로 진행하는 체계로 정비하고 있다.

- 전국조직이지만 활동가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로 인해 활동가들이 실무에만 소진되어 다른 활동가들을 재생산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관련 토론 내용>


- 아수나로는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청소년인권을 목표로 하는 조직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 물론 비청소년 활동가들도 함께하고 있지만 당사자를 조직해서 당사자들이 움직이는 것에 의의를 부여하고 그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 청소년 조직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조직화를 위해선 일을 할 활동가들이 필요한데 그 활동가들이 부족하다. 다른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조직화만 하는 조직은 가능하지 않다. / 다른 청소년인권단체들과 역할 분담을 할 수도 있다. 청소년 당사자들을 만나고 직접 조직하는 일은 현재 네 단체 중에선 아수나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의제 캠페인이나 사안 대응은 다른 단체에서 하더라도, 직접 지역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조직하는 일만 아수나로에서 하더라도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예전에 아수나로를 대중조직으로 정비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 한계와 목표에 대한 동의 문제가 있다. 단지 회원을 늘리는 것과 대중조직으로 정비하는 것은 다른데, 아수나로는 현재 회원 조직의 성격에 가깝다. 아수나로의 주장이 급진적이기 때문에 대중조직을 지향하기에 한계가 있는 면도 있다. 대중조직은 아니더라도, 아수나로는 현재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역할을 주려고 하는 조직이기는 하다.

- 청소년인권운동의 현재 상황에서 대중조직을 만들기는 어렵다. 아수나로 또한 대중조직을 지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중조직을 하려면 추가로 다른 조직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새 조직을 별도로 만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캠페인 사업이든 교육 사업이든 등등을 통해 청소년 대중과 만나고 접점을 만들어나가려는 시도와 구상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전국조직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다. 지부를 운영하는데도 허덕이는데 전체 조직의 일까지 챙기려니 부담이 된다. 꼭 전국조직이 필요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회의도 든다. / 효율적이고 민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틀과 자원을 갖고 지역에서 시작하는 것과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 신뢰 면에서도 한 지역의 단위뿐 아니라 전체가 책임을 진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 이것이 전국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 지부들의 권한을 좀 더 강화해서 지부들의 네트워크와 같은 형태로 조직을 정비하는 것은 어떤지 하는 의견도 있다.

 

<청소년인권운동 지음() 현황 발표>


-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활동가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기동성 있게 대응할 수 있고, 현안과 사안들에 청소년인권의 관점으로 입장을 내고 운동적 해결을 모색하며, 운동의 이론적 기반을 만들고, 인권침해 피해자 청소년들을 지원하며, 청소년인권 활동가들이 있을 자리를 만들고 지속적인 활동 기반을 만드는 조직.

- 활동가들의 자리를 만들고 지속적 활동기반을 만들기 위해 물리적 자원이 필요하다. 현재 인큐베이팅 지원 신청을 계획하고 있지만 받지 못하는 경우 어떻게 할지 모색이 필요하다.

 

<청소년인권운동 지음() 관련 토론 내용>


- 아수나로와 무엇이 다른가? / 아수나로는 활동가조직이 아니다. 아수나로는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하는 활동이라는 게 중요한 정체성인데 그렇지 않은 조직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거다. 또한 회원 중심 조직과 활동가 조직이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다.

- 활동가조직 내에 연구팀을 만들려고 하는가? 지금 청소년운동의 이론을 연구하는 팀이 없다. / 보통의 연구조직은 학계와 연결되어 있고 굉장히 전문적인데, 우리는 그렇지는 못할 것이다. 담론을 만들어가고 글을 계속 내면서 청소년인권 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강의, 세미나, 교육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현황 발표>


- 애초 활기의 목적은 청소년운동에 필요한 다방면의 자원을 만드는 것이었고, 재정마련, 네트워킹, 활동가 교육 등이 하고자 했고 해온 활동들이다. 그러나 최근 활기는 청소년운동의 재정지원에 초점을 맞춘 활동만을 이어오고 있다. 인력과 역량의 부족 때문이다.

- 재정지원사업의 경우, 큰 금액을 운 좋게 후원받은 덕분에 단체들의 사업 신청을 받아 배분하는 공모사업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청소년인권단체 3곳에 상근활동가를 만들기 위한 인건비 모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후원자들이 있지만 큰 규모의 재정 후원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 활기는 아수나로, , 전교조(최근 지음이 들어옴) 등의 단체들이 결합한 연대체이지만, 지금은 연대체로서 기능하는 면이 적고 개인 활동가들이 멤버십을 가지는 조직의 성격이 조금 더 강해졌다. 이전에는 더 많은 단체들이 결합했었지만 결국 지금 남은 단체는 위와 같고, 전교조의 경우 내년부터는 분담금을 내거나 담당자가 파견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연대체로서의 기능을 별로 하지 못하니 소속단체들이 힘을 합치는 부분도 적고, 소수의 활동가들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청소년인권단체 활동가들도 활기 활동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 활기에는 운영멤버(단체 담당자)와 활동비를 받는 책임활동가 2명이 있다. 책임활동가에는 재정지기와 공간지기가 있다. 아주 적은 금액의 활동비를 받고, 재정관리와 나름아지트 공간관리를 담당한다.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관련 토론 내용>


- 활기의 존재 이유가 청소년활동가들이라고 한다면, 활기의 역할상 청소년인권단체들의 외부에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부적합한 면이 있다. 청소년활동가들이 후원을 모집할 때도 활기에 후원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활기가 모금을 할 때도 청소년운동을 후원해달라고 말한다. 활기가 청소년운동을 대표해 후원을 받고 지원조직의 성격을 가진다면, 재정모금과 집행 및 배분의 과정에서의 민주적 절차, 그리고 청소년활동가들의 필요와 욕구에 밀착된 사업 설계를 위해서라도 활기의 연대체적 성격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 활기의 연대체적 성격을 강화하고 재정마련, 교육, 네트워킹 등 원래 목표했던 역할을 하려면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단체의 담당자는 단체를 대표해서 참여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활기의 활동과 각 단체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소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체별로 담당자를 1인이 아닌 2인을 두거나, 또는 운영회의에 참석하는 1인 외에도 프로젝트 팀이 구성될 시 각 단체에서 최대한 프로젝트별 담당자를 배출한다는 식의 공감대와 결의가 필요하다.

- 청소년인권단체들 전반이 네트워킹되는 연대체 또는 연합체가 필요하기도 하다. 인권운동더하기 같은 연대체처럼 사안이 있을 때 의견을 모으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또한 활동가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각 단체에서도 진행해야겠지만 연합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성과 교류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

- 만약 활기를 지원조직의 성격을 넘어 청소년인권단체 전반을 아우르는 연대체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언제 어느 범위까지 가입을 요청하고 승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당장은 현재의 단위들이 활기의 연대체적 성격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활기를 단단하게 만든 후, 그 이후 단계로 보다 넓은 범위의 단체들까지 포괄할 수 있는 연대체로 가는 방향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