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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24호][사람들] "내 삶의 첫 번째 노동조합, 청소년유니온"을 만나다

이번 [사람들] 코너에서는 청소년유니온의 하민님과 수정님을 만났습니다. 청소년유니온은 2014년에 출범한 '청소년들의 노동조합'입니다. 활기의 청소년운동지원프로젝트 <그 맘 알아요>를 통해 [지워진 사람들의 이야기] 여성청소년아르바이트 인터뷰집 제작(2018년~2019년), 청소년 감정노동 조사단(현재 진행 중)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밖에도 청소년유니온의 탄생 스토리(?), 두 활동가가 청소년유니온에 함께하게 된 계기와 현재의 활동, 고민 등을 나눠보았답니다. 그럼 수정님과 하민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아요!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난다

 

 

청소년유니온과 활기가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단체와 각자 소개 부탁드려요.

 

송하민(이하 ‘하민’): 내 삶의 첫 번째 노동조합, 청소년유니온 위원장 송하민입니다!

 

유수정(이하 ‘수정’): 2014년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유수정이라고 하고요, 집행부 활동하면서 현재는 조직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하민: 저희 단체에서는 세 가지 사업 진행 중이에요. 청소년노동자들이 겪는 감정노동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기획사업. 두 번째는 청소년노동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미디어 사업. 세 번째는 조합원 커뮤니티 사업. 이렇게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어요. 감정노동 사업 같은 경우, 서비스업에서 뒤따라오는 문제들이 있잖아요. 이걸 드러내기 위한 양적 조사와 인터뷰 진행을 하려고 해요. 다음 주부터 인터뷰에 참여해달라는 홍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후속 사업으로는 감정노동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적 해결이 담긴 대안 보고서 제작할 계획이에요. 청소년노동자의 노동 경험을 담아내는 미디어사업의 경우, ‘알바썰툰’이라는 네 컷 만화를 계속 업데이트 해왔어요.

 

수정: 조합원 커뮤니티 사업을 이야기하자면... ‘청청모임’ 같은 경우, 청소년유니온의 대표적인 조합원 모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청년유니온 안에 청소년유니온이 태어나기 시작할 때부터 있었던 오래된 모임이기도 해요. 청소년유니온 안에서 굳이 노동 이슈가 아니더라도 커뮤니티가 되어서 놀고 만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노동 경험과 각자의 이야기를 받아서 그게 기획사업이 되기도 하는 그런 모임이에요.

 

하민: 저희 단체 소개를 더 해볼까 해요.

 

수정: 엄청 준비 많이 해왔어요(웃음)

 

하민: 청소년유니온은 2014년 2월에 창립한 청소년들의 노동조합이에요. 청소년의 노동 의제를 다루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청소년 노동자가 노동인권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라던가, 특성화고에서의 현장 실습 문제, 아르바이트, 저임금과 노동 착취, 다치거나 죽는 사건사고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에서 소외받는 청소년들이 모여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전달하자는 취지로 모였어요.

 

청소년유니온의 두 활동가가 청소년유니온을 소개하는 브로셔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유수정, 송하민)

 

청소년유니온에서 집중하고 있는 사업, 관심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하민: 청소년유니온의 세 가지 슬로건이 있는데요, 청소년들이 구직자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동자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시민으로서 노동인권교육을 받을 권리. 이렇게 강조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좀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조직사업(조합원 커뮤니티 등)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가 기획사업인 건데, 청소년동자이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기 위한 이슈파이팅 등의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회적 여론을 만들고자 하는 거죠.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랑 정책 협약을 통해서 서울시 특성화고 전체에서 노동인권교육 의무화를 얘기하기도 했고요. 또 기업에 대한 압박으로서 2014년에는 호텔 알바 문제에 집중했어요. 저임금, 불안정 노동... 그 중에서도 특히 주휴수당 문제를 제기하면서 호텔 업계중 제일 큰 하나 호텔을 고발했죠. 그렇게 그 기업에 특별근로감독이 들어가고 엄청나게 이슈화 하면서 많은 호텔업계가 스스로 주휴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어요.

 

수정: 일터에서 본인의 권리를 알아야 하고 또 그런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어야 예방, 구제가 가능하다는 기조로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하기도 해요. 요청을 받아서 외부 강연을 나가기도 하고, 내부 교육의 경우 사업 담당자가 주로 진행하죠.

 

하민: 이건 사업이 아니라 운동적 차원에서의 고민인데요, 단체 차원에서 얘기되었다기보다는 개인적인 고민이기도 해요. 청소년의 첫 노동 경험이라는 점에 좀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의 노동이 단순히 처음으로 만나는 일터, 처음으로 해본 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어떤 사물과 현상에 대한 첫 인상을 보고 여러 가지를 규정짓는다는 점에서 청소년이 사회적인 신뢰를 쌓는 첫 과정으로 청소년들의 노동인권이 보장받아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더 강조하고 싶은 것 같아요.

 

수정: 2014년에 출범할 때부터, 노동법이라던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법적인 거라거나 아르바이트에서 유용한 방법들 같은 것들... 그런데 점점 고민을 하다보니까 그냥 단순히 일로만 다가오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의 노동 현장이 청소년들한테 너무 열악한 상황이다보니까. 청소년들도 그렇고 사람들이 노동 자체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은 거죠. 너무 겁을 먹는다거나 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앞으로 나아가기 더 힘들지 않을까.

 

 

청소년유니온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수정: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 수업 중에 빈곤과 사회라는 주제로 수업이 있었어요. 보통 빈곤, 사회, 라고 하면 홈리스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그러다가 ‘우리의 빈곤’에 대해서 궁금하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다가 청소년유니온 출범 기사를 봤어요. 당시에 저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인터뷰 하러 찾아왔다가 가입하게 된 거죠. 그 뒤로도 계속해서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편하고 재밌었어요. 같이 한 사람들이 또래여서 좋았던 것도 있고요. 그냥 같이 떠들고 놀고 웃으면서 참여할 수도 있었고, 내가 몰랐던 새로운,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기도 해서 좋았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겪는 부당한 대우들이 뭔지를 같이 확인할 수 있었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배웠어요. 그랬던 게... 내가 이렇게 해서 좋다, 그리고 점점 더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계속 해온 것 같아요.

 

하민: 저도 되게 비슷한데요, 학교 수업으로 인터뷰를 왔었어요. 아, 저희 다른 학교예요.(웃음)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여러 가지가 얽혀있는 거 같아요. 그 당시엔 활동가에 대한 선망도 있었고요, 사회 문제에 관심도 좀 있었죠. 그 때 마침 노동에 대해서 알아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청소년 노동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어요. 노동조합이 어디어디가 있지? 민주노총, 한국노총, 그러다가 청소년유니온. 창립한지 얼마 안 됐네, 하고 찾아가서 인터뷰 하게 됐어요. 인터뷰 하고나서 가입서를 받았죠.(웃음) 계속해서 하는 이유는, 역시 재미있었어요. 조직문화와 커뮤니티가 좋았고요. 또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효능감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열여덟 살 때쯤 처음으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원래 시급보다 적게 받았는데요. 사장님은 가게가 너무 어려워서 그렇다는 식으로 동정심에 호소하고 그러는 거죠. 그 땐 그냥 좀 불편하다고 느꼈던 거 같아요. 부당하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었는데... 내가 이 때 왜 불편했고, 어떤 권리가 침해된 거라는 걸 나중에 (활동하면서) 해석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러면서 집행부도 하다가 어쩌다 위원장까지 하게 됐네요.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안타까운 순간, 뿌듯했던 순간 등)이 있나요?

 

하민: 저는 활동의 이유가 거창한 것보다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그런 게 있어요. 활동하다가 되게 오랜만에 연락 온 지인이 노동 상담을 한 적이 있어요. 월급이 삼개월치나 밀렸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일을 그만뒀는데 지금까지도 못 받았다고. 그러면서 사장님하고 만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하더라고요. 최대한 가능한 방법을 다 알려줬죠. 근데 근로감독관이 사장의 진술과 당사자 진술이 일치하지 않으면 삼자대면을 해야 한다, 이랬던 거예요. 그러니까 무서워가지고... 안그래도 너무 힘든데 사장님을 또 만나야 한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결국 포기하겠다고 했었어요.

그 때 들었던 감정이... 자신감을 얻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는데, 순식간에 무력함을 느낀 거잖아요. 제가 아르바이트 하면서도 느꼈던 감정이에요. 지금도 진행 중인 거고...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는데 최근에 무력감이 드는 순간이었어요.

 

수정: 저도 겹치는 거 같아요. 법적인 문제는 그래도, 힘들어도 진정서를 넣고 어떻게 해서 노무사 힘을 빌려서, 어떻게든 하면 되는 건데, 이미 일하는 곳에서 상처를 받아오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닌 거예요. 특히 여성청소년들 인터뷰 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제가 일하면서 느낀 것이기도 해서, 나만의 이야기도 아니라는 느낌. 그래서 그게 마음이 안 좋았어요.

 

청소년유니온이 진행한 <지워진 사람들의 이야기: 여성청소년 아르바이트 인터뷰집> 출간을 위한 이미지 

 

 

자주 듣는 질문일 수도 있을 텐데요, 왜 ‘청소년들의 유니온-노동조합’일까요? 기존의 노동조합이나 청년유니온과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민: 청년 문제와 청소년 문제, 노동 문제...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노인의 문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과 차별들이 있죠. 그럼에도 청소년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유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확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기 위해서이고 기존의 정치와 기존의 노동조합이 대변하지 못한 노동조합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창구로서 저희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수정: 항상 고민하는 거 같아요. 왜 하필 청소년유니온이지? 라이더유니온도 있고, 한빛노동센터라는 곳도 있잖아요. 청소년유니온이라는 게 두루뭉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그래서 또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하나에만 집중되지 않고 청소년의 인권에 대해서 얘기하고 노동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거 같아요.

 

하민: 저희가 당사자 조직이잖아요. 사실 좀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한데... 만15세에서 만24세라면 청소년유니온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18세 정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가 19살 되면 시험 보러 가셔야 한다고.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면 청년이 되었다, 라는 게 아무래도 커지면서 사실 청소년유니온 활동에는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후기 청소년들 중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동적이기도 해요. 어쨌든 당사자 조직이 꾸준히 굴려간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활기를 비롯한 다른 청소년인권운동 단체들의 고민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청소년활동가마당’에 오세요!)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저희가 활력소 인터뷰 때마다 거의 똑같이 던지는 질문이에요. 활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하민: 소식지(활력소)를 봤어요. 사회에서는 잘 주목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절박한 것들을 해소하는 운동을 기록한다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활동하시는 분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정: 저희 활동 홍보해주세요!(웃음)

 

 

(수정 님의 요청을 받아 소개합니다 ㅋㅋ)

청소년유니온에서 [청소년 감정노동 인터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일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청소년유니온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유니온과 함께하는 "청소년 감정노동 인터뷰" / 신청 대상 : 만 15세 ~ 만 18세 청소년 감정노동자 (8명) / 사례비 : 50,000원 / 장소 : 서울 신촌역 인근 / 시간 : 신청 시 연락을 통하여 협의 / 인터뷰 진행 시간 : 1시간 ~ 1시간 30분 / 신청 일정 : 10월 20일 까지 / 문의 : 010-4013-4255 (송하민) / 신청링크 : http://bit.ly/감정노동인터뷰

 

청소년유니온이 서비스직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찾습니다.

서비스직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감정노동에 대하여 인터뷰를 할 예정입니다. 일하면서 화내는 손님에게 친절해야 했던 경험, 무례한 손님을 응대할 수 밖에 없던 경험 등 일터에서 있었던 답답한 경험들을 들으려 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모아 문제들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배포하고자 합니다.

신청 대상 : 만 15세 ~ 만 18세 청소년 감정노동자 (8명)
사례비 : 50,000원
장소 : 서울 신촌역 인근
시간 : 신청 시 연락을 통하여 협의
인터뷰 진행시간 : 1시간 ~ 1시간 30분
신청 일정 : 10월 20일 까지

문의 : 010-4013-4255 (송하민)

 

신청링크 : http://bit.ly/감정노동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