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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2호] 아직 어색하지만 청소년 정치적 권리로 뭉친 윤서&쥬리 -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사람들] 

아직 어색하지만 청소년 정치적 권리로 뭉친

윤서&쥬리 -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둠코 · 공현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사람들] : 한 단체 두 활동가 인터뷰!"

단체에서 같이 활동하는 활동가 2명을 인터뷰하는 꼭지입니다. 


이번 [사람들]코너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활기에서는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에서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운동을 하고 있는 윤서씨, 쥬리씨를 만나보았습니다. 쥬리 씨는 지난 1호에 소개한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고, 윤서는 희망의 우리학교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는 이런 여러 단체들이 모인 연대체에요. 원래는 윤서 씨가 활동하고 있는 희망의 우리학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런데 그 전 일정이 끝나고 시간이 남았다는 두 분께서 인사동의 한 카페로 와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공현 : 두 분이 같이 어느 행사에 갔다가 여기로 오라고 하신 겁니까?

 

윤서

풍문여고 앞에서 청소년 투표 하라는 캠페인을 했습니다. 7세에서 18세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비유권자들이 참여하는 투표입니다1618 선거권을 위한 시민 연대에서 진행하는 온라인투표.

 





(윤서)



 

>어쩌다 보니(는 살짝 설정인데) 짱짱 단도직입적으로 단체소개와 지금 진행 중인 활동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어요.




둠코 1618 선거권을 위한 시민 연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윤서

때는 올해 초였어요. 지방선거 앞두고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렸는데 선거연령 하향 조정 의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고 민주당에서는 선거권을 낮추자고 제안을 했지만 새누리당 쪽에서 청소년들은 금치산자와 같이 볼 수 있다 어떻게 투표권을 주느냐 같은 똥 같은 발언들을 하면서 그거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도 했고 자연스레 6.4 지방선거에 가까워오면서 청소년 투표라는 사업으로 바뀌어서 이어져 온 겁니다.



 

공현 : 어떤  단체들이 들어와 있나요?

 

윤서

잠깐만요, 홈페이지 확인 해 봐야 해요. .. 일단 희망의 우리학교, 관악청소년연대 여유,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한국청소년재단이요. 생각보다 얼마 없네?


 

 

둠코 : 청소년 선거권을 주장하는 액션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지방선거를 하니까 라고 하지만 청소년, 비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는 일종의 퍼포먼스죠? 그걸로 알려보자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나요?

 

윤서

이유? 이유가 있나? 그냥 좀 더 사람들이 대중, 일반 청소년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야 하나. 좀 더 다른 퍼포먼스들은 그냥 운동 주체들이나 단체들이 하는 걸 바라보는 거였다면 투표는 본인들이 참여하는 데 의미를 두기도 하고, 실제로 캠페인 하면서 느끼는 거는 본인들이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둠코 : 반응 좋아요, 캠페인?

 

윤서

극과 극이죠. 저 청소년 아닌데요, 하고 정색하면서 지나가는데 옆에서 친구가 너 만18세 미만 맞잖아그러니까 아 닥쳐봐그러는 사람도 있고. 깜짝 놀래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와서 등록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 저런 사람. 전체적으로 반응이 나쁜 거 같진 않아요. 초등학생 분들도 참여할 수 있으니까. 손잡고 가다가 주면 저는 좀 별로인 것 같지만 엄마들이 먼저 읽어보고 어머 좋은 거 같아, 하고 자기 자녀를 참여시킨다든가. 당사자 분한테 드리면 굉장히 받는 행위 자체를 의미있게 생각해서 받아보라고 옆에서 독려를 한다든가. 그런 것도 있고.

 




> 청소년의 모의투표에는 예상대로 여러 난관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활동가들의 힘으로 정식 여론조사에 준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청소년에게는 무한대로 깐깐한 선거법이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둠코 : 청소년 모의 투표라는 사업이 선거법 위반에 걸릴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윤서

공직선거법상이나 어떤 법에도 비유권자인 청소년이 모의투표나 여론조사를 하는 거에 대한 법적 조항이 전혀 없어요. 그러다보니까 가장 비슷한 거에 맞춰야 하는데 그게 일반 여론조사인 거고, 여론조사에 괄호로 모의투표도 포함한단 말이 있어서. 다만 그 모의투표는 유권자 대상의 모의투표겠죠? 어쩔 수 없이 저희는 선관위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서 그렇게 여론조사 기준에 맞춰서 가야 하는데 여론조사 기준에 맞추는 게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청소년 모의투표라는 게, 보통 여론조사는 표본이랑 비율을 정하고 전화를 돌리거나 해서 진행을 하는데, 우리는 표본을 정할 수도 없고... 표본을 정해서 선거인단을 자를 수도 없는 거고, 선거인단을 등록했다고 모두가 투표를 하지도 않고, 정말 예측불허인 상황인데 선관위에서는 그런 데이터를 다 제대로 신고하길 원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관위 측에서는 법적으로 걸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고... 어쩔 수 없이 최대한 데이터를 맞추기 위해서 표본 추정치라도 정하고 여론조사 신고를 해둔 상태예요.


 


둠코: 그러면 법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길 것 까지 생각을 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거예요?

 

윤서

.



 

공현 : 약간 불복종행동이 될 가능성도 각오를 한 건데, 감수하게 된 심정?

 

윤서

심정? 별 수 있나...하는? 오랫동안 생각해왔고 준비해왔던 사업인데 선관위가 미루고 미루다가 준 답변에 갑작스레 무릎 꿇긴 너무 억울했어요... 한 달 넘게 질질 끌다가 사업 직전에 내놓은 답변서에 굴복하기는 억울했다고 하나? 내 개인적으로는...

 

쥬리

투표권을 못 얻은 사람들이 모의투표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거를 그렇게 걸면 안 되지 않나? 법의 취지야 투표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어쩌구저쩌구 그런 취지겠지만 이렇게 적용되는 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윤서

사실 법적으로 걸어줘도 괜찮을 거 같아. 이슈가 되니까.






공현 : 요구하는 거라든가 결과 발표를 어떻게 한다든가 계획을 들려주세요.

 

윤서

법적 문제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로 결과 발표 일정이 연기 됐구요. 그렇다고 법적 문제가 아예 없진 않고... 문제가 될(처벌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줄었죠.

 



 

> 청소년정치적권리를 이야기할 때 끝나지 않는 논의 중 하나인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1618선거권 연대에 참여하고 계신 두 분의 의견도 살짝 달랐답니다. ^^

 



공현 : 1618선거권연대의 1618의 의미는 뭔가요?

 

윤서

교육감 선거 만16세와 기타 선거 만18세를 요구하는 구호로서 1618선거권연대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둠코 : 청소년 참정권에 관해서는 나이에 대한 논쟁이 첨예했잖아요? 굳이 우리가 나이를 주장해야 하는 건가부터 시작해서. 1618이라는 건 어떤 명확한 나이에 대한 주장이 담겨있는 건데요, 그런 명확함을 일부러 추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이 사진은 다른 이야기 하다가 우연히 나온 샷으로, 두분은 싸우지 않으셨어요 ㅎㅎ)


윤서

1618이란 이름을 짓는 순간 굉장한 불안함이 엄습했구요. 그렇지만 좀 의도해서 굳이 1618이라는 선명한 구호를 내세운 이유는 2012, 13년 이렇게 내놔라 운동본부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 입법안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고 국회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내놔라에서조차도 입법에 대한 방안이 전혀 없던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서 입법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로 갔을 때 그래서 몇 살? 입법에는 몇 살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선 선명한 구호를 가지고 가는 편이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활동하는 데? 그런 의견과 생각이 있었고, 16세와 18세 나이를 정한 것도 여러 가지 활동의 경험을 토대로 한 면도 있어요. 교육감의 경우는 학생 청소년이 직접적 당사자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감선거의 투표권의 나이를 좀 더 하향 조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공감이 있었고, 현실과 타협을 한 건데, 교육감 선거를 만16? 그리고 기타 선거를 만18세로 하향조정하는 구호를 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할 거 같다는 생각?


쥬리 

근데 저는 이런 이야기, 1618 소속 단체로서 이야기하면 안 될 거 같지만저는 뭐랄까 윤서님 말에 반박하는 건 아니구요근데 이 청소년 정치적 권리 운동을 한다면 적어도 슬로건과 우리가 연대체 이름이라든지 슬로건이라든지 모여서 외치는 것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몇세까지이것이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갖고 있어요.

 

윤서

그러면 입법은 누가 해요?

 

쥬리 

조용히 있어봐요제도 투쟁을 하는 거니까 어쨌든 바깥에서 움직임이 있고 결국엔 의회나 어떤 안으로 들어가서 협상을 하고 하는 과정이 있긴 할 텐데 그 과정에서 여전히 투표권을 나이로 제한하고 하는 방식이 유지된다면 그 안에서 몇 세로 낮추고 이런 것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청소년 정치적 권리 운동의 이상적 모습은 청소년 대중들이 모여서 시민으로서의 권리선거권이든 뭐든 정치적 권리를 내놓으라고 하는그런 상이 이상적으로 느껴지거든요당장 되지 않겠지만16세로든 뭘로든 하면 청소년 당사자들이 그런 이야길 하는 게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나이에 대한 이야긴 어른들이나 국회 있는 분들이 하는 거고 청소년으로서 우리가 할 이야기는 우리도 인간이고 시민이고 정치적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이상으로 우리가 나이를 제시할 필요가 있나해야 하나우리가 만15세인 청소년과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을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공현 : 두 분 다 탈학교 청소년이었잖아요. 교육감 선거만 만16세로 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은 없었나요? 청소년을 우선 지역주민이나 국민이 아니라 학생으로 먼저 정체화하는 건데..

 

윤서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인데, 뚫고 들어가자고 생각한 거? 교육감 선거가 뚫기 가장 얕지 않았나 싶어요. 교육감 선거는 그래도 좀 사회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도 많고 동의하는 부분 도 많아서 뚫고 들어가기 쉬울 것 같다는?

  



공현 : 1618인데 왜 만7세부터 모의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했나요? 요구를 선명하게 하려면 16세부터가 낫지 않나요?

 

윤서 

모의투표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좋겠단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0세부터 하기는 법적인 것도 있을 뿐더러, 하한선을 없앴을 때 0세부터의 그 분들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문제제기 같은 게 분명히 나올 거란 생각을 했었어요. 0세의 투표 로그를 보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걱정이 됐고.

 

쥬리 

1618의 이름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 알고는 있었는데 별로 그렇게 (모의투표 나이 제한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공현 : 그러면 지방선거 1618선거권연대라는 연대체가 계속 유지가 되는 건가요?

 

윤서 



 

둠코 : 앞으로 뭘 해보자고 이야기 나온 게 있나요?

 

윤서 

급하게 청소년 투표 준비를 하다보니 아직 참여한 단체들이 논의를 하지는 못했구요.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청소년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거? 선거인단 청소년 분들과의 오프라인에서... 정치적 문제란 게 선거권 문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여기저기 깊이 관여되어 있는 거니까, 그런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속적으로. 청소년 투표도 제 1회라고 이름을 지은 것도 지속적으로 2회, 3회, 4회, 계속 이어가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 이야기를 급선회하여 인터뷰이들이 속해있는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희망의 우리학교와 10대 섹슈얼리티 인권모임은 어떻게 1618선거권 연대로 함께 하게 되었는지. 각자의 단체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청소년 정치적 권리에 대한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요.











 

공현 : <희망의 우리학교>는 학교잖아요. 근데 왜 이런 걸 처음 판을 벌렸나요? 희망의 우리학교라는 단체의 성격을 좀 사람들이 헷갈려 할 거 같은데.

 

윤서

희망의우리학교는 대안학교 겸 단체 겸 여러 가지 겸직을 가져서 어떻다고 표현하긴 애매하고 사실 희망의우리학교의 시작은 학교 만들기였잖아요. 운동적 움직임이 있었던 거고 그게 학교를 만드는 거에 그치지 않고 더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들이 있는 거죠.

 

 



(쥬리)



공현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은 왜 1618선거권연대에 결합하고 있나요?

 

둠코 : 10? 0...? 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치적 권리와 섹슈얼리티는 직관적으로 안 가까운 것 같은데..

 


쥬리 

대리인도 청소년인권단체이고 청소년인권단체니까 청소년인권에 관한 모든 것에 다 관심이 있고 활동을 하고자 하는 거죠.. 뭐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지만. 옛날에 청소년정치적권리내놔라운동본부라는 청소년 정치적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체가 있을 때, 정치적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대리인에서 연대체에 결합하자 결의하고 결합을 했는데 내놔라 활동이 중단되게 되면서 청소년이 정치적 권리에 대한 움직임, 뭐 지금 당장 움직임이 되진 못하더라도 어떤 논의라도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언젠간 뭔가 나올 텐데 그런 고민들이 안에 있었던 거고. 그런데 1618에서 청소년모의투표 하자고 제안을 해 와서... 저의 의견은 이 청소년운동, 청소년인권운동의 아주 중요한 과제고 이걸 반드시 구체적으로 투표권을 몇 세로? 같은 방향이 아니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하는 논의가 필요하고 그것에 맞는 어떤 같이 좀 모여서 활동 할 수 있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뭔가를 같이 행동으로 할 준비가 안 됐다면 그런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논의를 하기 위해 필요한 건 활동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고민에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판단했어요.

정리하자면 저희는 뭐, 정치적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거겠죠. 늘 이야기하는 거지만 청소년의 성적 권리는 청소년인권 문제잖아요 결국? 인권 안에 성적 권리도 있고 여러 가지 권리들이 있는 거고 성적 권리가 보장되려면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이 보장되어야 하는 건데 정치적 권리는 그 중에서도 어떤 참여의 권리라든지 여러 가지 더 근본적인 권리들의 기반이 되는 거니까.

 





 

>이번 인터뷰에서는 어쩌다보니 인터뷰이 개인의 이야기가 가장 마무리로 이야기 되었어요. 이야기가 사방팔방으로 튀다가 이제야 물어보는 것 같은 건 여러분들의 착각입니당.

 



공현 : 어쩌다가 청소년인권운동에 관심을 갖고 시작을 하셨나요?

 

쥬리 

저는 울산에서 살았는데 초등학교 2~3학년 때쯤에 교사가 어떤 학생을 본보기로 불러서 때리고 넘어뜨려서 발로 차는 거예요. 덩치도 교사의 반만한 거고, 저항할 수 조차 없는데 그렇게 때렸고...

사실 체벌이 거의 매일 매일 일어났는데 그런 게 견딜 수가 없어서 자퇴를 했는데. 중학교 2학년 여름까지 다녔나? 그러고 그때는 운동이라든지 인권이라든지 이런 걸 정리된 언어로 만난 건 아니었고 내 안에 이건 아니지 않나? 그런 거였고, 울산에서 진보신당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접했던 거죠. 이런 것들을 바꾸려고 할 수도 있구나, 그런 거 . 울산은 울산에 아수나로가 있었나 없었나 모르겠는데, 청소년 조직 같은 게 없었어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그래서 서울에 오고 싶었고, 운동을 하고 싶어서, 울산은 노동운동은 있는데 노조가 있고 하니까. 인권운동 이런 건 제 눈에는 없었어서 서울에 오고 아수나로에 오고 학생인권조례 서명을 받고 그랬죠. 쟌 다르크라는 별명으로 아수나로에서도 잠깐 활동했었어요.

 


 

공현 : 희망의우리학교 전에는 윤서 씨는 뵌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윤서 

희망의 우리학교 만들어질 때, 트위터 보고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삘이 꽂힌 거예요. 제가 삘이 꽂히면 해야 돼가지고. 울고 불고 해서 자퇴하고 엄마 빡치고... 빡쳤는데 도장 찍어주고.

"엄마, 나 저거 하고 싶은데 학교 다니면 못 할 거 같아." 이래서. 자퇴하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 안 될까? 이래서 엄마가 처음에는 얘가 뭔 얘기하는 건가 하다가 나중엔 알았다고. 본인도 해보고 싶은 거에 대해 제약을 느낀 경험이 있으니까 이렇게 해보고 싶은 거에는 이유가 있겠지 해서 잘 다니던 학교 자퇴하고 활동했어요.

 

 


공현 : 활동을 하면서 1618선거권연대이든 각자 자기 단체이든, 현재 가장 고민인 것이 있다면?

 

쥬리

청소년운동을 생각하면 제일 고민인 건 어떻게 잘할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건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대리인을 생각하면 사실 되게 작은 조직이고 뭐 꼭 조직이 오랫동안 살아남아야 된다 이거는 아니지만 뭔가 남기고 이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대리인에 이어지는 건 아니더라도. 그런데 청소년운동은 그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왔다가 가고 또 다른 비청소년들이 많은 운동에 비해서 어떤 전문 인력이라든가 연줄이나 돈이나 여러 가지 자원들도 많이 없고... 그런 거? 그런 고민이 있고 또 하나는 이 청소년인권운동을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의제로 다양한 운동을 다양한 조직에서 하는 건 좋은데 그럼에도 하나로 모일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한 거 같고 그게 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될 수 있을까 그런 고민?

 

윤서

저는 희망의우리학교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죠. 가장 애착이 많다고 해야 하나? 저한테 일종의 계기를 만들어준 곳이고 그리고 좀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싶은데 시간이 갈수록 지속가능과는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거 같아서 어떻게 하면 지속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구요. 희망의우리학교 같은 경우엔 시작은 약간 운동적 성향이 강했지만 이후에 개교를 하고 학생 모집이라는 그런 것들을 하면서 좀 그런 특성들이 많이 흐려졌다고 해야 하나? 많은 분들이 이제 학생으로서 역할로 왔고 이미 만들어진 학교에 다니려고 왔고 그런 과정에서 마찰도 있었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도 내년에 대학을 갈지 뭐가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희망의우리학교든 1618이든 과연 내가 역량을 덜 쏟아도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은 계속 있어요. 내년까지는 버틸 수 있는데 내후년까지 그 이후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내가 버티는 식으로 남는 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고...

 

쥬리

활동가가 전업 활동가로 살아가려면 활동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데, 적은 돈이더라도, 그렇지 않고 적은 시간으로 고액의 돈을 벌거나 집에 돈이 많거나 하는 건 예외적 상황이고, 다른 단체에서는 상근자를 두고 상근자가 되고 그렇게 하는 건데 청소년운동은 그러기가 힘들어서 사실, 그게 문제인가 싶기도 해요. 전업 활동가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건 큰 결심인데, 다른 돈이든 경험이든 이런 것보다 활동가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을 하고 되는 거잖아요. 청소년활동가에겐 그런 선택지가 없는 거 같은 느낌이라는 거? 제가 여성운동을 한다면 여성운동을 꼭 해야겠고 이거 아님 안 되겠고 이것만 했으면 좋겠고 하면 여성단체 상근자가 되면 되는데 청소년운동은 그렇지 않잖아요.

 



> 마지막의 고정질문!!

 


공현 : 활기에 바라는 게 있다면?

 

쥬리 

활기의 목표나 구상이 뭐예요?

 

둠코 : 담론의 장이나 돈이나? 청소년운동에 도움될 수 있는 여러 가지들을... 직접 활동하는 단체에 도움되는 걸 찾는 게 활기죠.

 

쥬리 

그걸 잘 하시면 되겠네요. 활기에서 인권재단 사람처럼 건물 하나 지어서 청소년인권단체들에 제공하면...

 

윤서 

열심히 하세요 이번 모의투표 사업 하다가 벌금 맞으면 좀 메워주세요.

 

쥬리 

그런데 활기에 청소년운동 좀 오래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둠코 : 운동을 오래 한 것 여부와 별개로 고령자들이 많긴 해요.

 

쥬리 

활기에 좀 그런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서 근데 물론 활동 오래 했다고 뭔가 더 능력이 있다거나 잘한다거나 이런 이야긴 아닌데... 그래도 뭔가 저 사람들 중 한 명이 대리인 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활동기반을 위해 인력 파견 사업 어때요?



 

참 예상밖의 바람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활기는 지금까지 해 오고, 하려고 하는 일을 열심히 해 나가겠습니다.그러다 보면 인력 파견 없이도 활동이 조금은 윤택해지지 않을까요? 열심히 하라는 충고를 마음에 담고,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가 앞으로도 좋은 활동해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