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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6호] 화야의 두 '잉여'들, 그들과 다시 찾은 라면카페집

[사람들] 

화야의 두 '잉여'들, 그들과 다시 찾은 라면카페집

선우 & 필부 - 노원지역연합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


 



별다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사람들] : 활기 지원사업 선정 단체 후속 인터뷰!"

2015년을 맞이하여 [사람들] 코너가 조금 개편되었습니다. 이전까지 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면, 이번 호부터는 지난 1년간 진행된 활기 지원사업 "그맘 알아요"에 선정되었던 사업을 진행한 단체의 활동가를 만납니다.

[사람들] 이번 호에는 화야의 선우와 필부를 만났습니다. 노원지역연합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는 작년 봄 시즌 활기 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종이비행기"라는 화야의 신문사업이었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종이비행기"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앞으로 화야의 행보는 어떨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작년 [활력소] 1호에서 "화야"의 선우 님과 동이 님을 만나 인터뷰했었는데요. 만 1년 만에 다시 만나, 같은 장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라면을 파는 카페였는데, 근 1년만인데도 라면은 맛있더군요..ㅎㅎ  






▶ 노원지역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에서 "잉여"로 활동하는 선우와 필부님. 잉여가 뭔가요?

 


별다 : 안녕하세요, 활기 지원사업 "그맘 알아요."의 첫번째 후속 인터뷰. 화야의 선우님과 필부님입니다-


선우

잉여~~ (필부에게) 잉여가 뭔지 설명해줘.


필부

다른 단체로 치면 반상근 활동가라 할 수 있는데요. 활동하는 것 외에 일정을 잡는다던가, 모임 장소를 예약한다던가, 재정을 챙긴다던가 하는 운영에 필요한 기타 잡다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선우

화야의 활동회원 중에서 조금 더 많이 시간과 힘을 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서.. 이름을 잉여로 지었어요. 저와 필부, 두 명이 잉여고요.

 

 

 

-화야의 잉여 필부-

 

▶ 활기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진행한 "종이비행기 3호" 이야기.


별다 : 생각해보면 작년 이맘때에 화야가 활기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또 소식지 인터뷰도 그때쯤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지원 받았던 사업이 종이비행기 신문 제작 사업이었죠? 그 이야길 좀 듣고 싶은데, 어떻게 진행됐는지 얘기를 좀 해주세요.


 

필부

1호, 2호, 3호 이야기를 해야 하나? 종이비행기는 화야에서, 화야와 시작을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는... 화야에서 청소년인권과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노원 내에서 일어나는 청소년인권 소식들을 모아서 노원지역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교류하고자 했던 그런 동네신문입니다. 맨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해서 계속 3호까지 쭉 이어져 내려왔고, 거의 화야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사업이었죠.

 

 

별다 : 활기의 지원을 받은 건 3호였던 거죠?

 

 

선우

그렇습니다. 1호 때랑 2호 때랑 다르게 3호는 처음으로 칼라로 냈어요. 와 돈 들어왔다, 하고. 1, 2호는 흑백이었어요.

 

 

필부

1호 때는,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동아리 지원 사업을 받아서 그 돈으로 했는데, 2호는 자비로 냈지요.

 

 

선우

2호를 자비로 내다보니 인쇄비 부담이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다른 건 안에서 해결하면 되는데 인쇄비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부수 추이를 살피면 1호 800부, 2호 1000부, 3호는 4000부를 뽑았죠. 많이 뽑고 퀄리티가 높아진 만큼 종이비행기를 통해 알게 된 사람도 많아졌고요.

 

필부

방금 12시쯤 화야 회원 한 분과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 그 분도 종이비행기 3호 보고 들어오셨다고 하더라고요.

 

 

 

 

 

-화야의 잉여 선우-

 

 

공현 : 노원지역 한정인데 4000부면 굉장히 밀도가 높은 편이네요.

 

 

 

필부

그렇지. 요즘것들은 전국 대상인데 8000부야...저번에 대충 계산해보니 노원 학생들이 한 10만명인가 해서, 계산해보니까 4000부면 1%? 그 정돈 나왔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면 또 나름 많이 뿌리긴 했는데, 주로 등교길에 배포했거든요. 그러면 학교 안에서 얘기가 좀 퍼질 거라 생각해서. 등교길에 뿌리면 놓치는 사람은 없을 텐데, 버리는 거랑 별도로, 저는 개인적으로 종이비행기의 최종 목표를 모든 학생들이 하나씩 들고 다닐 수 있는 그런 신문... 모두 한 장씩 쥐어줄 만큼 많이 뽑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등교길에 나눠줘도 좀 뭔가 한 명이나 두 명이 나눠주다보니까 놓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선우

그 와중에도 접지 비용 줄이겠다고 접지  안 하고 뽑아서 저희가 다 접지했어요.

 

 

 

공현 : 우물 모임 갔더니 저한테도 접지 시킨 기억이 나는데...(편집자 주: 공현은 접지를 매우 능숙하게 합니다.)

 

 

 

필부

8000부를 돌리면서 느꼈던 게, 지역의 지리 같은 걸 더 잘 알게 되었어요. 1호와 2호 같은 경우에는 번화가 위주로 돌려서 지하철을 타면 1텔레포트에서 2텔레포트로 건너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좀 로딩 시간이 긴 텔레포트이겠지만. 그런데 3호는 노원 전 지역을 고루 돌렸기 때문에 중간중간 경로가 눈에 밟히게 되었어요. 머리 속에 노원 전체 지도가 들어오게 된 거지요. 지역활동가로서 괜찮은 성과였습니다.

 

 

 

편집자 주 : 이 때 쯤에 라면이 나왔습니다. 맛있게 먹으면서, 라면 먹는 소리만으로 라면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이야기를 하였네요. 공현에 따르면 적어도 면 소리를 들으면 어떤 회사 제품인지는 구별 가능하다고.. 고유의 질감과 길이가 있다고 합니다. 후에 필부는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는데, 선우는 라면은 면일 때 아름다운 것이라고.. 공현은 라면 맛을 약하게 해서 밥 말아먹는 걸 싫아한다고.. 이런 저런라면 이야기를 하며 인터뷰 중간 휴식을 가졌습니다.


 

▶ 라면을 먹고 돌아와서. 다시 종이비행기 이야기

 

 

 

-잡지 사진 같은 연출을 부탁하자-

 

공현 : 종이비행기 3호 내용은 어떤가요?

 

 

 

선우

종이비행기 3호에는 학생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달라, 고 해서 학생의 학습 자기결정권에 대해 쓴 내용이 하나 있어요. 세월호 참사 때라서 학생 수학여행의 자유를 다룬 내용도 있어요. 다시 보니 세월호 내용 다룬 게 은근 많네요. "안전은 우리의 권리다" 라는 칼럼도 담고.

 

필부

당시에 강제 셧다운제 폐지안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냈어요. 그 당시 청소년들이 우와 폐지된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신문에서는 그게 폐지된다고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고 아직 핵심적 문제는 남아있다. 부모가 뭘 선택하면 그 시간대에 셧다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대안으로 나왔는데, 이 역시 문제있긴 마찬가지라는 기사를 썼어요.

 

선우

아이스마트키퍼 관련, 상명고 인권침해 실태 밝히면서 이런 학내인권침해가 있으면 화야에 연락달라는 내용도 넣었어요.

 

 

 

별다  3호까지 화야의 주된 활동이었던 신문 사업을, 3호로 끝내기로 한 거잖아요? 그때 그 이야길 처음 들었을 때 다들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야기를 해주세요.

 

 

 

선우

요즘 다시 4호를 뽑자고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나 기존 활동가들이 갑자기 종이비행기에 꽂혀서 다시...4호를 다시 뽑을지 말지 좀 이야기 중이에요. 새로온 분들도 이야기하고 갑자기 뽑고 싶어졌어요.

 

필부

그렇죠. 사람들이 오래 안 만들다보니까 그때 좋았지 하고 고생한 기억을 다 잊고... 추억은 미화되는 거야.

 

선우

우리 개고생하면 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야.

 

 

 

별다 : 신문 사업 그만 하고 어떤 걸 했나요?

 

 

필부

신문 사업 이후론, 그때 다들 지치고 허덕이고 그래서 좀 줄이자고 이야길 해서, 그 당시엔 세미나 중심으로 했어요.     

 

 

 

별다 : 세미나는 둘째주 넷째주 토요일에 하는 거죠?

 

 

 

필부

맞아요. 운영회의를 첫째주 셋째주에 하고, 세미나를 둘째주 넷째주에 해요. 세미나 주제로는 노원 학교 학칙을 보거나 책을 읽고 토론하거나 해요. 세미나 준비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아요. 제 생각에서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아요

 

 

선우

제가 호스트라는 제도를 제안했어요. 호스트가 세미나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도 찾고, 진행 방식도 정하는 거죠. 매번 다음 세미나 호스트를 정해서, 모든 사람이 세미나를 준비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한 사람에게만 일이 몰리지 않게 되는 면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 신입부원 분들은 적응기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선뜻 나서서 하시는 분은 거의 없고 아직까지는 기존 활동회원들이 호스트를 맡아서 하고 있어요.

 

 

필부

기존 활동회원들도 다른 일로 바쁘거나 그래 가지고 세미나를 진득하게 준비를 못하고 부랴부랴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또 세미나를 진행한다는 게 사실 뭔가 스킬이 필요하다거나 아니면 뭐라 해야 하지, 능력? 약간 능력이 필요해서, 언젠가 한 번 세미나를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잘 진행했다고 소문날지 그런 걸... 세미나를 위한 세미나. 늘어지거나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는 방식이 아니게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선우

2015년 들어오면서는, 신입 부원을 쫙 모아보는 걸 해보기로 했어요. 신입 부원 홍보 포스터를 8000부를 뽑아서 노원 전역에 뿌려요.

 

 

 

 

 

 

 

-화야가 배포중인 두 가지 신입부원 모집 포스터-

 

 

 

필부

뉴페 인터뷰, 운영회의 전에 운영회의에 대해 알아보는 운영공부모임도 생각하고 있어요. 뉴페 공부모임은 진행하는 인터뷰인데, 가정상황, 학원은 다니는지, 핸드폰 기록은 감시당하는지, 화야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 세밀하게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인터뷰를 해보면 누군가는 학생회나 선도부만큼 방송부가 일을 많이 하는데 대우가 안 좋아서 불만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상황을 세밀하게 알고, 일상 생활에서 분노를 끌어내고. 보통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제대로 잘 안 드러나는 점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좀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게 뉴페 인터뷰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별다 : 그런 것들이 정기적인 일정이 아니라 잉여가 하게 되는 거 같은데... 할 만한가요?

 

 

필부

뉴페 인터뷰 같은 건 두 번밖에 안 해봐서, 거의 시작 단계라서. 둘 다 제가 했는데 저 같은 경운 특히 좀 더 잉여한 편이라 전 좀 괜찮아요.

 

선우

신입 분들 확 들어온 게 아니라서 아직은. 그렇게 바쁘진 않아요.

 

필부

운영공부모임 어떻게 하느냐가 고민이에요. 아직 진행한 적 없어요. 제가 자료 만들겠다고 했는데 못 만들고 있습니다. 얼른 만들어야죠.

 

 

공현 : 활기 지원사업에 또 신청할 생각이 있나요?

 

 

선우

4호를 뽑기로 하면 할 거 같다. 아니면 그 외에 사업이 있다면... 있습니다.

 

필부

활기 지원 사업이 아무래도 돈은 적다고 하지만 가장 편하고, 우리 마음을 아니까. 감동. 그래서 활기 지원사업은 앞으로도 열어 주신다면야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습니다.

 

 

별다 : 신문 사업 아니더라도 하시게 되면 신청해주셔도 좋아요.

 

공현 : 활기에 더 바라는 것은?

 

 

선우

저희 사무실 갖고 싶어요.

 

필부

에이 그거는

 

 

공현 : 나름아지트를 노원으로..?

 

 

선우

화야는 지역 활동이니 화야대로 굴러가고, 아수나로나 대리인이나 그런 지역 단체 아닌 데서 연대 사업 많이 하면 좋겠어요. 배포 같은 건 지역 활동가들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요?

 

 

 

필부

저는 얼마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화야가 영원하면 참 좋겠지만, 지금 제가 군대를 간다면 화야가 주저앉을 거 같고. 그런 식으로 최대한 안 망하고 버티고 확장시켜야겠단 것과 별개로, 언제든지 망할 수 있고 내일 망해도 딱히 이상하지 않다는 걸 고려해두고 있는데, 망하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니까 그래도 뭔가 화야의 남은 잔해를 맡길 수 있을 만한 데도 활기인 거 같아요.

 

 

 

 

 

노원지역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의 필부와 선우를 만났습니다. 각 단체들이 잘 굴러가서 연대 사업을 하고, 노원지역에 화야 사무실이 생기는 날을 위해서. 활기도 함께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