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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21호] [사람들] "좀 더 안전하게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 빽빽 프로젝트 참여자들 인터뷰

[21호] [사람들] "좀 더 안전하게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 빽빽 프로젝트 참여자들 인터뷰

이번 사람들 인터뷰에서는 장안의 화제! 빽빽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세 명의 활동가 쥬리, 피아, 이알을 만났습니다. 빽빽 프로젝트는 청소년운동의 기반을 만드는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에서 청소년활동가 3명에게 월 100만원씩 활동비를 지원하기 위해 100명의 후원자를 모으는 프로젝트입니다. 그간 청소년인권운동에서는 상근비를 받으며 청소년인권운동을 전업으로 하는 활동가가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과 같은 청소년 단체에서는 오랫동안 활동을 하고 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어떻게 활동을 해왔던 걸까요? 그리고 왜 이들은 빽빽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을까요? 세 활동가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인터뷰어 치이즈의 말

 

[출연한 사람들]

인터뷰 및 정리 : 치이즈

인터뷰 참여 : 피아(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 이하 '피'), 이알(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 이하 '이'), 쥬리(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 / 이하 '쥬')

 

 

 

1. 청소년인권운동을 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피 : 작년 3월에 그 때 제가 고삼 된지 얼마 안 됐던 때였거든요. 보통 고삼 하면 입시경쟁에 한창 불붙을 순간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때 딱 학교를 나와서 그때부터 활동을 시작했고요, 지금 1년 좀 넘었어요.   

 

쥬 : 제가 다녔던 중학교가 체벌이 굉장히 일상적인 학교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때 학교에서 저 혼자만 체벌이 잘못됐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자, 라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이걸 사회 운동 으로 펼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까 벌써 7년이 됐습니다.  

 

이 : 2년 조금 넘었고요. 제가 다녔던 중학교가 두발이나 복장 단속이 굉장히 심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단속들이 정당한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청소년 인권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이게 계기가 되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2. 그동안 어떤 운동을 해왔나요?

 

피 : 제가 학교를 나온 직후에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은 입시 경쟁이었거든요. 예컨대 학교가 지금을 보지 못하고 계속 미래만 보게 만드는, 달려가는 경주마처럼 만드는 입시 경쟁 구도에 가장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그런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많이 했었고요. 그리고 청소년신문을 같이 만드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쥬 : 예전에 학생인권상담을 하면서 인권 침해를 당한 학생들이 지원하고 같이 고민하는 활동도 했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청소년 참정권 운동을 주로 했는데 청소년들이 당하는 인권 침해에 대해서 정치인들이, 정당들이 이렇게 무관심한 이유가 바로 청소년들이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청소년의 성적 권리와 관련된 활동들도 많이 해왔는데요. 최근에 스쿨미투가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게 최근에 생겨난 일이 아니라 굉장히 오랫동안 있어왔고, 또 오랫동안 문제제기가 되어왔던 일이었거든요. 청소년의 성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인권 침해가 워낙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문제도 중요하게 보고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 : 한국 학생들은 지금까지 세계 최장시간 학습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게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활동인 학습시간 줄이기 운동을 했고요. 그 다음에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이러한 청소년인권에 대해서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인권을 알리기 위해서 직접 발로 뛰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3. 그동안 어떻게 활동해왔나요?

 

피 : 청소년일 때 집을 나와서 알바를 안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평일에는 알바를 위주로 하고, 휴일에, 주말에 시간이 날 때 활동을 하는 식으로 일을 해왔어요.


쥬: 저는 사실 제가 전업활동가인지 아닌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전업활동가라고 하려면 상근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보니까 몇 달간은 정말 상황이 바쁘게 돌아가서 전업활동가처럼 활동과 관련된 일만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살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으니까 몇 달동안 알바를 하기도 하고, 이렇게 불안정하게 활동을 해왔던 것 같아요.  

 

이 : 평일에는 주로 학교를 다니고 주말을 이용해서 활동을 해왔는데요. 활동을 하다보면 다른 지역에 갈 때도 많아서 돈을 쓸 일이 많은데 단체에서는 주로 교통비만 지원을 받는 수준이에요. 평일에는 학교를 가고 주말에는 활동을 하다보니 개인적인 쉬는 시간이 없어서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입니다.


 

4. 활동비가 부족해서 생긴 위기상황이 있다면?

 

피 : 서울에서 청소년 스스로 혼자 자립해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삶 자체가 위기 상황인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언제는 친권자가 연락이 와서 너 왜 그렇게 사냐, 돈도 없으면서 네 몸 하나 간수도 못 할 거면 그냥 집에 들어와라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에 대꾸도 못하고, 나름 내가 하고 싶어서 나왔는데 이 활동으로 돈을 벌지는 못하니까 말을 못하고.. 네, 제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쥬 : 제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한 달 동안, 한 달 넘게  농성을 했었던 적이 있었어요.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평소에는 알바도 하고 청소년인권 교육을 나가서 교육비도 받고 생계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었는데 농성을 하는 기간동안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게 없다보니까 농성이 끝났는데 카드값 고지서가 날아 왔는데 낼 돈이 없는 거죠. 그래서 주변에서 어떻게 빌려서 내기는 했는데 또 이런 상황이 닥치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이 : 부모님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제가 대학을 안 갈 거라고 하면 넌 대체 어떻게 먹고 살거냐, 무슨 직업을 가질거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 때 제가 당당하게 “전 청소년인권운동을 계속 할 거에요.” 라고 말하기가 어렵고 그럴 때마다 무기력해지는 때가 있어요.  


 

5.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이렇게 지속할 수 있을까요?

 

피 : 이대로라면 청소년인권운동을 제 본업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점점 가면 갈수록 알바나, 임노동하는 시간이 더 늘어날 거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청소년활동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체력상으로도.

 

쥬 : 아마 몇 년 정도는 불안해하면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사실 긴 전망, 나의 직업으로서 생각하면서 하지는 못 할 것 같아요. 주변에 보더라도 상근자로 활동을 하지 못하니까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지고 남는 시간에 활동을 한다거나 또는 청소년인권운동을 계속 하지 못하고 떠나 간다거나 그런 상황이 굉장히 많고 저도 어쩌면 그렇게 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 : 생계에 대한 아무런 지원 없이 운동을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아요. 계속 이렇게하다가는 무기력해질 것 같아요. 활동가들도 별로 없을 것 같고 알바까지 해야 하니깐..


 

6.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바라는 것은?

 

피 : 제가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활동에 전념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쥬 : 저는 저나 청소년인권활동가로 사는 삶이 어떠한 삶인지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지금은 사실 한치 앞을 모르겠다, 그런 느낌이에요.

 

이 : 제가 내년이면 학교를 졸업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청소년인권운동을 전업으로 하고 싶어요. 저는 활동가들이 더 이상 생계 문제로 나가떨어지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7. 앞으로 하려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피 : 저처럼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학교를 중간에 나온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그렇게 살인적인 입시 경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쥬 : 저는 청소년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성과,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면 체벌 문제 같은 경우는 완전히 근절하고 완전히 비상식적인 일 정도로 생각하는 그런 문화를 만들고 싶고, 또 참정권 문제도 선거 연령이 실질적으로 낮춰지는, 제도적인 변화가 있는 그런 운동을 하고 싶고. 그리고 청소년인권운동이라는 게 지금은 존재조차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데 어떤 기반과 대표성이 있는 하나의 운동으로서, 소수자운동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그런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이 : 청소년인권운동 기반이 없는 지역들에 기반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게 청소년운동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요.


 

8. 마지막 한 마디 남겨주세요.

 

피 : 활동가가 없으면 운동도 없어요. 활동가들이 스스로를 너무 내몰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쥬 :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또 일방적으로 평가당하고 매일 폭력에 노출되는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사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청소년인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이 운동을 지원해주시라, 그리고 또 그런 운동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주시고 후원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 더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 인권이라는 이름을 찾고 계속 활동해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가들에게 삶을 후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빽빽 프로젝트 후원 & 자세히 알아보기 => http://cafe.daum.net/Life2010/8JLE/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