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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활동가의 사는 이야기

[19호][사는 이야기] 우리의 농성은 끝났다. 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9호][사는 이야기] 우리의 농성은 끝났다. 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글 : 이은선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청소년활동가의 사는 이야기' 코너는 청소년활동가로서 스스로를 정체화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의 고민이나 활동가로서의 삶과 활동에 대한 이야기(에피소드 등)를 담는 코너입니다. 2018년부터는 활력소 준비팀(청소년운동기록모임) 멤버들의 편집자로서의 권한으로(?) SNS 등 온라인에서 눈에 띄는 글을 싣습니다. 활동가로 살며 겪는 고민들, 청소년활동가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등이 있다면 [사는 이야기] 코너의 문을 두드려 주시는 것도 방법! 올해 활력소는 2월/5월/8월/11월 말 경에 나올 예정이니 미리 확인해주셔도 좋겠죠? 자세한 방법은 현재 편집 멤버인 치이즈, 난다에게 문의해주시면 안내드리겠습니다. 


* 이번 호에는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에 함께한 이은선 활동가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우리는 농성을 한지 43일(5/3)이 지났고, 4월은 이미 지나갔다. 4월 국회에서 선거연령 하향이 이루어져야 2018년 6월 지방선거에 청소년이 처음으로 함께 투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외쳤던 4월 통과 6월 선거 이제는 물거품이 되었다. 자유한국당은 시종일관으로 우리의 목소리, 인권을 짓밟았으며 4월 국회를 열지 않기 위해 자리도 지키지 않는 농성을 했다. 청소년 참정권의 시작인 '만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며 찾아갔을 때 만난 홍준표의 비웃음, 김성태의 외면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전 자유한국당의 벽에 걸린 문구는 무엇인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 적혀있었다. 청소년은 서민이 아닌가? 국민이 아닌가? 나에게도 참정권을 달라고 천막에서 농성을 하는데 밤늦은 시간 술을 마신 대한애국당원들이 찾아와 "공부나 해", "넌 선동 당한 거야" 등의 막말을 하며 내 얼굴을 카메라로 찍어가곤 했다. 농성장 안에도 허락 없이 들어오려고 하며, 소리지고 욕설을 사용하며 위협감을 주었다. 인간대우조차 받지 못한 나는 선거연령을 한 살 낮추기 위해 주장하는 것, 요구하는 것조차 어렵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났을 때, 그들은 이야기 했다. “나는 만 18세 선거권을 지지한다고, 당의 입장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본인은 소신 있는 정치인인 척 지지해주는 척 연기하지 마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라고, 당의 이야기에 졸졸 따르며 본인의 이익만 챙길 거면 정치 그만 두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끝까지 선거연령 하향을 가로막은 정치인을 기억하며 낙선운동을 해서라도 정치에 발 들일 수 없게 할 것이다.


(그림 : 이은선)


농성 43일(5/3)을 마무리하며 촛불문화제를 했다. 농성을 마무리하는 것에 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아쉬운 것이 많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나누지 못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우리의 만남을 더 지속해 나갈 수 있는 거리가 되지 않을가 생각이든다. 비록 선거연령 하향 4월 통과가 무산되어 농성을 끝났지만 우리의 싸움은 진 것이 아니며 우리가 앞으로 진짜 싸워나갈 수 있는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고 본다. 우리의 싸움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며 앞으로 더 큰 싸움으로 번져갔으면 좋겠다. 우리의 싸움은 헛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