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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17호][사람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을 만나다

[17][사람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을 만나다



17호부터 '사람들' 코너에 두 개의 인터뷰가 올라갑니다. 하나는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활기 지원사업 단체 후속 인터뷰로, 청소년 단체와의 만남을 통해 그 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는 기사이고요, 다른 하나는 청소년운동을 했던,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운동의 의미와 역사를 그려보는 인터뷰입니다. 


이번 17호에서 만난 단체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줄여서 '청페모')>입니다. '청페모'는 올해 초에 진행된 "청소년 페미니즘 캠프 <페미나>"를 주최한 곳이기도 해요. 

햇볕이 뜨겁다 못해 따갑게 느껴지던 한여름날, '청페모' 활동가들이 주로 모이는 공간을 찾아갔습니다. 신촌에 위치한 한 건물이었는데요, 여러 사회운동단체들이 함께 이용하는 꽤 규모가 큰 공간이었어요. 약 1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통해, 활동을 지속한 시간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비례하는 듯한 '청페모' 활동가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인터뷰어의 마음도 왠지 모르게 뻐근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인터뷰어 난다의 말




[출연한 사람들]

- 인터뷰 참여 : 봄다, 지혜, 유예(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 인터뷰 정리 : 난다(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혜 : 저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을 하고 있는 양지혜 라고 해요. 2014년에 처음 밀양송전탑이나 세월호 참사 같은 일들을 겪으면서 사회운동을 만나게 됐어요. 그러면서 집회 현장 내에서의 청소년 혐오를 경험하고 청소년인권에 대해서 고민했고요. 그래서 청소년운동을 하게 됐고,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도 그렇게 같이 하고 있습니다. ‘청년좌파라는 곳에서 상근활동을 하고 있고 그 안에서도 청소년 사업들을 기획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유예 : 원래 론레였는데, 활동명을 바꿨어요. ‘유예고요. ‘집행유예할 때 유예요.(웃음) 저는 성미산 학교라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을 같이 하고 있고요. 언제부터 어떤 운동을 했다, 이런 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페미니즘에 관심 생겼던 건 아무래도 메갈리아와 김치녀 등등 이런 담론들이 한창 만들어질 때 온라인에서 많이 접했고, 페이스북에서 보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됐어요.

 

봄다 : 저도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위원 같이 하고 있는 봄다라고 하고요. 지금 탈학교 청소년으로 생활하는 중이에요. 2014년에 퀴어 모임 하면서 퀴어 의제 쪽 관심 가지다가 작년 중반부터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강의를 들으러 다녔었어요. 그러다가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분을 만났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서 쭉 활동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 : 난다 / 왼쪽부터 '청페모' 운영위원 양지혜, 유예, 봄다 님)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은 어떤 곳인가요?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해 이 모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혜 :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은 작년 8월쯤에 첫 모임을 가졌어요. 그 전에 강남역 살인사건이 있었잖아요. 그 무렵 페미니즘을 공부하던 당시 청년좌파 중앙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그 공간에서 추모집회나 이런 현장들에 함께 하면서 개인적으로 고민이 들었어요. 여성들의 이야기가 같은 여성으로 분류될 수 없고, 여성청소년들이 가진 특수한 지점들이 분명히 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당시에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경험했던 여성 혐오와 폭력들에 대해서 증언했어요. 그 때 가장 많았던 게 아동청소년기에 겪었던 성폭력들이나 여성 혐오에 대한 증언이었거든요. 이것이 과거형으로만 소비되는 게 아니라 지금 살아가고 있는 여성청소년들의 관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 라는 고민이었어요.

그리고 페미니즘 운동 안에서도 청소년 보호주의적인 문화들, 청소년들이 성/폭력에 대해 취약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런 것(폭력)들로부터 청소년들의 성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면서 최근에는 집담회 형식으로 사람들을 만났고요. 그 이후에는 청소년활동가들과 같이 페미니즘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세미나를 했어요. 그러다가 청소년활동가에서 좀 더 대중적인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으로 넓혀보자고 해서 올해 초에는 <청소년 페미니즘 캠프 페미나’> 라는 걸 진행했었어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은 기본적으로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모이고 관련된 담론들을 공유하는 곳이고요. 그런 공간이 지금까지 많이 생기지 못했기 때문에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하다보니 모임에 대한 소개에서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네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더 들려주시겠어요?

 

봄다 : 저는 가정 팀 하고 있어요. 보통 가정 내에서 여성청소년들이 겪는 폭력들이 있잖아요.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들이요. 그런 폭력들이 널 사랑해서 그래!” 라고 하면서 정당화되곤 하잖아요. 보호주의 문제도 그렇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같이 모여서 공부하고 공론화하는 활동들을 했어요. 앞으로는... 지금 계획 중인데, 좀 더 나아가서 가정 내 폭력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깨는 활동들을 기획하려고 해요.

 

지혜 : 저는 학교팀이에요. 지금까지는 주로 세미나를 기반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집회나 캠페인 같은 액션들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는 단계예요. 이번 514일에는 스승의 날을 기념한 행사를 열었어요. 스승의 날 하면 보통 배움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은 여성혐오다”, “우리는 성평등을 배워야 한다라고 하면서 페미니스트 동아리들이 연대해서 집회를 열기도 했어요. 그리고 가정 팀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해서 알리는 액션들을 이어가고 있어요.

또 다양한 주제의 소모임을 하려고 해요. 나이주의나 성별이분법을 깰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소모임들을 하고 있고요. 사실 한 번 했는데요, ‘동심 파괴라는 제목으로 소모임을 했어요.

 

 

동심 파괴소모임은 어떤 행사였나요?

 

봄다 : ‘동심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사전을 찾아보니까 어린아이의 마음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좀 생각해보면 웃긴 말이에요. 여성의 마음도 따로 없고, 청소년의 마음도 따로 없듯이 어린아이의 마음도 없는 거죠. 대상화된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심은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모인 자리였고요. 보통 사회적으로 어린이들이나 즐겨할 것 같은 놀이라는 것들을 하면서 노는 모임이었어요. 그런 놀이들을 어린이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또 모든 어린이들이 그 놀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죠. 그저 그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었던... 그런 소모임을 했습니다. (웃음)

 

 

사실 그 때 페이스북에서 홍보하는 내용을 봤어요. 관심 있었는데 다른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못 가서 아쉬웠어요. 그 모임에서 어떤 놀이들을 하셨나요? (웃음)

 

봄다 : 숨바꼭질 같은 것도 하고요, 도둑과 경찰도 하고요.

 

지혜 : ‘어린아이의 마음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하면서 모였는데요. 그 때 이런 놀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어요? (웃음) 도둑과 경찰 두 판 하고, 369 두 판 하고 마지막으로 마피아 하고... 또 사람마다 놀이 취향도 달랐고요.

 

봄다 : 너무 재밌었어요.

 

 

올해 초에는 이 모임에서 주최한 <청소년 페미니즘 캠프 페미나’>가 열렸어요. 활기의 그 맘 알아요지원을 받기도 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지 궁금해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 특별히 좋았던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혜 : 페미나 캠프의 경우는 예상 외의 흑자가 났어요. 왜냐면 참가자 적었기 때문이에요! (웃음) ... 그리고 514일 집회도 그렇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은 일들이에요. 어떻게 그 때 캠프를 했을까. 1부터 10까지, 거의 한 3명에서 4명의 인원이 모여서 그렇게 했는데. 그걸 운영하고 하면서 참... 아무튼 그래도 재밌었어요한편으로는 그런 것들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요즘엔 해요. 페미나 캠프도 그렇고, 집회도 그렇고요. 참 그러고보니 그 집회는요, 집회 신고를 했는데, 공원에다 해가지고 공원에서 당일에 쫓겨났거든요. 그래서 원래 하기로 한 곳에서 못 했고... 뭔가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유예 : 우여곡절이 많았죠.

 

지혜 특히 저한테 페미나라는 건 신기한 기억으로 많이 남아있어요. 함께했던 사람들이 이 공간이 필요하고 소중하고. 내가 여기에 있겠다, 라는 선택을 이끌어냈다는 점... 또 그런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기획, 일들을 더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어요캠프 프로그램 중에는 자신의 얘기를 시처럼 써서 낭독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게 참 좋았어요. 이야기를 드러내고 밝히고 해석하는 과정들만으로도 우리가 힘을 가질 수 있구나, 라는 걸 많이 깨닫게 한 캠프. 그리고 캠프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게 했던 캠프.

 

봄다 : 저도 페미나 캠프 때 기억이 나요. 당시 제가 평일 오전 알바를 하고 있어서 좀 늦게 갔거든요. 근데 가는 날에도 정말 실감이 잘 안 나는 상태였어요.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요, 이게 정말 열리는 건가? 그랬어요. 준비 과정이 참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그리고 캠프에 가서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운이 좋게 너무 잘됐던 것 같아요.

 

지혜 : 우리가 말하는 내용들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이런 걸 확인해서 좋았던 거 같아요. 어디 가서 이런 얘기하면 욕 먹는데, 그런 사람들이 다 여기에 와서 모여 있는 거잖아요. 또 준비할 때 돌아보면... 숙박을 할 거냐, 프로그램 어떻게 할거냐, 정말 수많은 논의 과정, 긴 시간을 거쳤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책임이라는 것에 대해 논의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이 캠프 준비가 저희를 활동가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고 확인해가는 자리들을 앞으로 더 많이 만들자. 관계망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더 확장해나가는 게 앞으로 저희 모임의 역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난다 : 애정이 넘치는, 좀 뭉클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유예 : 진짜 청소년들이 우르르 모여서 섹스 얘기 하고 나는 이런 도구를 써봤고 판타지는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신기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앞으로 제가 해보고 싶은 건, 여성 그리고 청소년 운동이 말하지 못했던 여성청소년의 이야기들을 저희가 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 모인 사람들 안에서도 되게 다른 게 많더라고요. 퀴어, 그리고 퀴어가 아닌 사람, 탈학교 청소년, 제도권학교 청소년, 대안학교 청소년 등등... 이 안에서 교차되는 지점을 잘 찾아가는 게 관건일 것 같아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이 어떤 곳인지 또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어요. 이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와 처음 시작할 때와는 조금 달라진 고민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주세요.

 

지혜 처음에는 페미니즘 운동에 청소년 담론이 필요한 거 아닐까. 청소년을 단순히 보호해야 하고 폭력에 취약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젠더 질서나 나이 위계를 깨어나가는 과정에서 해방되는 것이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할 수 없도록 의제강간연령을 올린다거나 하는 게 청소년 해방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했어요처음부터 지금까지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제가 상반기에 학교팀이랑 가정팀 세미나를 둘 다 들어갔었는데요. 제가 그 공간(가정, 학교)에서 느꼈던 무력감이나 소외감이나 어려움들이 있었어요.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제가 여성 청소년으로서 느꼈던 어려움들이 언어화되지 않았던 시기였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걸 언어화시키는 게 저한테 되게 무서운 일이었고, 다른 공부들과 달리 감정을 많이 쓰면서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들의 무게들도 저한테는 많이 남았어요.

제가 청소년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예를 들어 교문 앞에서 수십 분을 고민했던 흔적들, 나중에 결국 학교라는 공간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졸업한 이후의 제 삶에 대한 해석,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비슷한 굴레의 삶들을 만나는 과정들 속에서 이 운동에 대한 의지가 단단해지는 지점들도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청소년운동이라는 거 자체가 되게 물적 기반이 작잖아요. 다른 운동들에 비해서. 또 활동가들도 변칙적이거나 다양한 상황들 안에서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들도 자주 찾아오고요. 불안정한 거죠. 그런 것들을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함께 나누고 한편으로는 이 공동체를 어떻게 지탱하고 서로의 상황을 공유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어요. 저는 청소년운동 하면서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 모임에서 반성폭력적이고 여성주의적인 공동체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일부분 답을 얻는 지점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유예 : 저는 페미니즘이 정말 도움이 되고, 제 삶으로 확 다가왔던 주제였어요. 저의 몸에 대한 내용인 거 같아요. 페미니즘 운동을 보면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여성청소년인 제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공감은 잘 안 되는, 제 당사자성이 있는 그런 내용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여성 청소년의 상황이 여성과도 다르고 그냥 청소년과도 다른 상황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어요. 그런 담론들을 만들어가는 중심에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고요.

그리고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서 했던 활동들은 어떤 세상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제가 있던 공간에서 활동들을 지속시키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좀 용기가 없었는데, 여기서 사람들 하고 얘기도 나누고 하다보니까 학교에서 부모들 대상으로 여성청소년의 삶에 대한 강의 같은 걸 하기도 했었고요,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데이트폭력이 공론화된 적 있었는데, 그 때 주변 비청소년들의 반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던가. 그런 힘들을 많이 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봄다 : 제가 처음에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들어왔을 때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을 만나서 같이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어요. 학교 안에서는 청소년 페미니즘적인 발화를 하기 힘든 분위기였어요. ... 페미니즘 얘기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청소년인권 얘기는 힘든 그런 곳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활동하면서 느꼈던 건, 청소년인권과 페미니즘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교차지점이 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청소년이 억압받는 형식과 여성이 억압받는 형식이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걸 느꼈고요. 그들을 보호한다는 말로 밤에 늦게 다니지 말라라거나 치마를 짧게 입지 말라거나, 이런 게 비슷하게 작용한다고 느꼈어요. 페미니즘 운동이 언니들의 페미니즘이런 식으로 좀 그렇잖아요. 그런 게 있잖아요. 그래서 여성운동에서도 청소년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더 활동하면서 제 언어를 찾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 그게 그런 거였구나~ 하고.

 

유예 : 제가 좀 기억에 남았던 건 올해 여성의날 행사 때, “이제는 페미니즘에 투표하겠다라는 구호, 그런 주제로 집회하는 곳에 참여했었거든요. 그 때도 유일하게 투표권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 함께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지혜 : 사실 지금까지는 단체 성격이 아니었어요. 운영위원회가 만들어진 게 올해 4월이었거든요. 그래서 딱 체계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저희가 주최하는 행사들에 참여하거나 연락을 주시거나 하시면 같이 하실 수 있어요. 최근에는 이걸 계속 지속해야겠다는 힘들이 모이면서 회원 제도를 두고 이 공간의 멤버십을 꾸려야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아마 이 인터뷰가 올라가는 시점에는 아마 회원제도를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 또는 이 인터뷰를 읽게 될 청소년활동가들과 나누고 싶은 고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혜 : 유예 얘기 들으며 생각한 건,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게 참 힘든 세상인 거 같다는 생각이거든요. 페미니즘이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학교에서 스스로의 복장자유가 침해된다거나 성폭력적인 발언을 들었을 때 잘못됐다고 말하기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과정들을 겪어야 하고, 일상적으로 스스로 부정당하는 경험들을 하잖아요. 제가 이 모임을 계속 하면서 좋았던 건 그 믿음을 지키는 일들, 서로가 서로의 확신이 되는, 그런 동료를 얻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요. 그것만으로도 괜찮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이 모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고 생각해요. 학교 안에서의 젠더/위계폭력 사례들을 접하면서 생각했던 건 성평등교육 의무화나 성교육표준안에 대한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학교 안의 페미니스트 연대/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지금처럼 서로의 불행을 공유하고, 서로를 믿는 동료 이상의 관계로 운동을 하려면 정말 많은 힘들이 들어가겠구나. 그렇지만 이 정도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확장시키고 싶거든요. 같이 활동하는 분이 서로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그런데 그 다음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그 부분이 참 공감이 됐어요. 요즘의 제 고민이에요.

 

 

활기가 주로 하고 있는 활동이 청소년운동 지원 사업이에요. ‘그 맘 알아요꿈만 같아요와 같은 재정지원사업, 그리고 청소년단체들의 활동 공간을 지원하기 위해 나름아지트운영 등을 하고 있어요. ‘활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혜 : 저는 활기 처음 알았던 게 2014년에 몇 가지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대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었어요. 그 때 저는 대학거부를 처음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청소년활동가들이 이 운동을 함과 동시에 대학거부를 실천하고 혹은 대학 안에서 겪는 고민들을 듣는 게 재밌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그러한 경험들이 계속 나눠지고, 청소년활동가라는 사람들이 유지되고 남아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인 거 아닐까요. 베이스 단체라는 느낌이에요. 좀 더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참여 단체 식으로든 계속 함께할 수 있는 단체들을 확장했으면 해요.

 

난다 : 참여단체라는 건 활기에 함께하는 단체를 말하는 건가요?

 

지혜 : , 활기의 소식들을 받아보고, 얕은 정도의 참여를 하는 것이죠! 지금처럼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거나!

 

난다 :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들어오세요! 저희는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기쁨)